▶ “이민단속 조건으로 관세폭탄 부과는 문제있다”
▶ 경제단체와 학자들 발언

【타파출라=AP/뉴시스】27일(현지시간) 멕시코 치아파스주 타파출라의 이민센터로 아이티에서 온 이민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2019.05.31.
미국의 학자들과 경제단체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단속을 조건으로 멕시코 상품에 관세폭탄을 부과하는 것이 과연 적법한가하는 의문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다고 신화통신 등 외신들이 3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 5월 27일, 앞으로 멕시코 정부가 불법 이민들을 미국 국경으로 통과하지 못하게 단속해주지 않는다면 멕시코의 모든 미국 수출 상품에 6월 10일 경부터 5%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발표했다. 또 이 세율은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점차로 더 인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사상 유례가 없는 조처는 1977년에 제정된 국제긴급경제권법 ( IEEPA: 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에 의거한 대통령의 권한을 사용하는 것으로 , 이 법은 미국이 국가 안보상 "이례적이고 특별한 위협"이 발생할 사안에 대해 대통령에게 경제 제재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법안이다.
하지만 트럼프대통령이 이를 발표하자마자 전국의 정치인, 학자들, 경제단체와 기업인들로부터 광범위한 반대와 비난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상원 재무위원회의 척 그래슬리 위원장( 공화당)은 당일로 " 무역정책과 국경 안보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이다"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이는 대통령의 관세에 대한 권한을 남용하고 의회의 의사와 반대되는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조지타운대 로스쿨의 제니퍼 힐먼 교수는 미국 대통령이 이 관세부과 권한을 사용하려면 상하 양원이 "명백하게 권한을 위임한 뒤에"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IEEPA 법안에는 의회가 대통령의 관세부과 권한을 위임한다는 조항이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아마 그래서 역대 대통령중 아무도 이를 이용해서 관세를 부과한 적이 없을 것이다"라고 그는 트위터에서 밝혔다.
에드워즈 올든 외교관계협의회 선임 연구원도 이 법안의 목적은 대통령이 "비상시에 특별한 위협이 있을 때에 한해서" 미국의 적국과 분쟁 상대국들에 대해 경제 제재를 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기 위한 것일 뿐 우방국가들에 대해서 무소불위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28일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IEEPA법을 가지고 관세부과를 정당화하는 것은 "의회의 지위에 대한 심각한 모욕"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의회가 이번 일로 트럼프의 결정을 용납한다면, 앞으로 자신이 꿈꾸는 이유가 생길 때마다 모든 나라, 모든 상품에 대해 모든 시기에 관세폭탄을 마음대로 구사하게 될 것"이라며 경종을 울렸다.
시장의 반응도 부정적이다. 대통령이 우방 국가에 대해서, 그것도 경제관계가 아니라 국경보호 정책과 관련해서 관세를 올리거나 무역협정을 좌우하는 것은 부당하게 여긴다며, 이는 양국 정상의 합의하에서만 가능한 일이라고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애담 포젠소장도 말했다.
경제분석가들과 의원들도 한결 같이 멕시코 상품에 대한 그런 일방적 관세부과는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와 세계무역기구(WTO)협약위반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남미 불법 이민자 문제 해결을 명분으로 멕시코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기로 한 데 대해 "절망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대화를 하겠다"라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멕시코는) 이민 정책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있다"며 "그러나 피치 못할 사정으로 고국을 떠나 불법 이민행렬에 가세하는 이민자들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2월 1일 취임 이래 이주할 수 밖에 없는 중남미 불법 이민자들의 생활수준을 높이고 기회를 늘리는데 초점을 맞춘 장기 이민법을 지지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등에서 온 캐러밴(대규모 이민자 행렬)이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비판해왔고 멕시코에 책임을 지우는 이번 관세인상을 발표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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