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 3위 승점 97에도 불구, 맨시티에 1점차로 우승 내줘

역대 3위의 시즌을 보내고도 우승을 놓친 리버풀 선수들이 고개를 떨구고 필드를 나서고 있다. [AP]
지난 12일 막을 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리버풀은 승점 97(30승7무1패)로 시즌을 마쳤다. 승점 97은 EPL 역사상 3번째로 높은 승점 기록이다. 지난 1996-97시즌 우승을 차지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승점 75(21승12무5패)보다 무려 22점이나 많다. 2003-04시즌 무패 우승을 차지했던 아스널의 승점 90(26승12무)보다도 7점이나 높은 놀라운 기록이다.
하지만 이런 역대 최고급 시즌에도 불구, 리버풀은 우승트로피를 얻지 못하고 허탈하게 시즌을 마치고 말았다.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가 리버풀보다 딱 승점 1이 많은 승점 98(32승2무4패)을 올렸기 때문이다. EPL 역사상 이번 시즌 리버풀보다 높은 승점이 나온 적은 딱 두 번밖에 없었다. 한 빈은 지난 시즌 맨시티가 승점 100점을 올린 것이었고 두 번째는 바로 올해 맨시티의 승점 98이었다. 팀당 42경기씩을 치렀던 1994-95시즌까지도 97점보다 많은 승점을 수확한 우승팀은 없었다. 30승 이상을 올린 팀의 준우승 역시 처음 있는 일이다. 1패만 기록한 팀이 우승하지 못한 것도 처음이다. 결국 리버풀은 모든 면에서 역대 가장 불운한 준우승팀으로 기록되게 됐다.
리버풀이 이번 시즌에 세운 씁쓸한 기록은 그것만이 아니다. 사실 리버풀은 시즌 38경기에서 딱 1패만을 당해 4패를 당한 맨시티보다 앞섰다. 하지만 그 1패가 바로 지난 1월3일 맨시티 원정에서 당한 1-2 패배였고 그것이 결국은 우승트로피의 향방을 바꿔놓았다. 29년 만이자 EPL이 출범한 1992~1993시즌 이후 첫 정상을 꿈꿨던 리버풀은 38경기에서 1패만을 당하는 역대급 행보를 보이고도 ‘역대 최고 2위팀’으로 남게 됐다.
사디오 마네-로베르토 퍼미뉴-모하메드 살라로 이어지는 막강 화력을 앞세워 무섭게 승점을 쌓아간 리버풀은 크리스마스때까지 승점 48(15승3무)로 2위 맨시티(승점 44·14승2무2패)에 4점 앞섰다. 하지만 2019년 첫 경기에서 맨시티에 고배를 마셔 추격을 허용한 뒤 이겼어야 할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한 경기가 잇달아 나오면서 결국 맨시티에 리드를 내줬고 이후 맨시티는 역전의 기회를 허락하지 않았다.
한편 EPL에서 크리스마스 때 리그 선두 자리는 ‘우승 보증수표’로 불리곤 했으나 그 보증수표도 결국 파죽의 14연승으로 시즌을 마감한 폭주기관차 맨시티 앞에서 ‘부도’가 나고 말았다.
지난 10년 간 ‘크리스마스 1위팀=우승’이라는 공식이 깨진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공교롭게도 세 번 모두 그 주인공은 리버풀이었다. 2008-09시즌과 2013-14시즌 크리스마스를 1위로 보낸 리버풀은 뒷심 부족으로 두 시즌 모두 2위로 마쳤다. 하지만 이번엔 정규시즌을 9연승으로 마친 리버풀이기에 뒷심부족이라는 표현도 맞지 않다. 단지 맨시티라는 너무 강한 팀이 있었던 것이 불운이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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