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와 딸 나란히 유전자 검사 “가슴 벅차”
▶ LA 총영사관서 검사 제공… 미국에선 유일

3일 LA 총영사관을 찾은 에마 코프(앞줄 오른쪽)씨 등 입양인 3명이 혈육을 찾기 위한 유전자 검사를 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친부모를 찾고 싶어 유전자 검사를 받으러 타주에서 먼 길을 떠나 LA를 찾은 한인 입양인들이 있다. LA 총영사관이 혈육을 찾고 싶어하는 한인 입양인들을 위해 마련한 유전자 검사 프로그램(본보 3일자 보도)에 응하기 위해 3일 총영사관을 찾은 입양아 출신 3명은 친부모를 찾고 싶은 애틋한 마음으로 유전자 검사에 응하며 본인들의 사연을 전했다.
한 살 때이던 1972년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후 현재까지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에 거주하고 있는 킴벌리 팔머(47·여·한국명 김유리)씨는 본인이 지난 2005년 입양한 딸 헤나 팔머(15·한국명 조민진)와 함께 모녀가 영사관을 찾았다.
너무 어린 나이에 입양이 돼 본인의 생일 외에는 정보가 거의 없고 한국에 대한 기억도 전혀 없다는 킴벌리씨는 여느 입양인들처럼 어릴 적부터 학교에서 다른 생김새로 인해 인종차별과 따돌림을 당해왔고 속으로 항상 백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본인이 입양된 것을 축복이라고 생각하며 자신도 항상 한국에서 아이들을 입양하고 싶었고, 본인이 겪은 경험을 기반으로 아이들을 이해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2005년 딸 헤나에 이어 2006년 아들 네이트도 입양했다고 전했다.
지난 2009년 한국을 처음 방문했을 당시 “세상 어느 곳에 가도 나와 비슷하게 생긴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한국에 가서 처음으로 소속감을 느꼈다”는 그녀는 “그때부터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게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킴벌리씨는 현재 웨스턴 펜실베니아 학교에서 시각장애인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로 일하고 있으며 평소에도 자신처럼 입양된 자녀들과 자유롭게 많은 대화를 나눈다고 한다.
검사 결과가 너무나도 기다려진다는 그녀는 “평생 엄마의 얼굴을 혼자 그려보고 상상해보며 지내왔는데 실제로 만나게 된다면 너무 가슴이 벅찰 것 같다”라고 떨리는 마음을 전했다.
킴벌리씨의 입양딸인 해나 양은 “처음해보는 유전자 검사 결과가 너무 기대된다”며 “친부모님들이 나와 얼마나 비슷하거나 다를지 궁금하다”라고 기대를 감추지 못했다.
워싱턴 DC에 거주하고 있는 에마 코프(22·한국명 김희진)씨도 이번 검사에 대한 큰 기대를 감추지 못했다.
지난 1996년 이스턴 웰페어 소사이어티를 통해 생후 6개월 때 미국으로 입양된 그녀는 지난해 여름 처음으로 친구들과 한국 여행을 가면서부터 본인의 과거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고 한다.
지난해 버지니아 대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그녀는 이날 유전자 검사를 받는다고 본인의 백인 부모님들께 통보하며 한국에서 입양될 당시에 관련된 정보를 물었지만 아직 답변은 듣지 못했다고 한다.
에마씨의 양부모는 다른 5명의 자녀들을 한국을 포함한 곳곳에서 입양했고 아주 화목한 가정에서 그들을 양육했다고 전했다.
에마씨는 자라나면서 주변에 한인들이 많아 한인 교회도 출석하고 태권도도 배우는 등 한국 문화를 자주 접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건강하게 키워왔다고 전했다. 그녀는 “부모님을 만나게 된다면 내가 아주 잘 자랐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꼭 전하고 싶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한편 이날 채취된 이들의 DNA 검사 자료는 한국 서대문경찰서로 보내져 유전자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친부모나 혈육을 찾게 된다.
LA 총영사관 김보준 영사는 “원래 절차는 한국에 직접 가서 경찰서에 실종접수를 한 후에만 DNA검사가 가능했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서대문경찰서의 협조 아래 LA 총영사관에서 유전자 검사를 실시했다”며 “현재는 미국에서 유일하게 LA에서만 검사를 할 수 있으니 도움이 필요하다면 영사관 이메일로 문의를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메일 consul-la@mof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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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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