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빈 은퇴 심리학자
어린아이와 같지 않으면 결코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는 말이 성서에 기재되어있다. 비신자들도 즐겨 인용해 쓰는 말이다.
흥미롭게도 근래에 한 심리학자(David Heller)는 어린 아이들을 앞에 모아놓고 “너희는 하나님을 어떤 분이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 답변을 모아 책으로 엮어냈다. 4~12세 어린이 40명을 선택하고 성별과 연령, 인종과 종교별로 고르게 분포한 종교심리 조사였다.
아이들의 응답에 대한 우선적인 분석에서 발견된 현상은 어린아이의 신 관념은 그 아이가 처해있는 직접적인 환경과 상황을 그대로 반영한다는 사실이었다. 이를테면 유대교 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유대교의 신념인 역사의 하나님, 선민사상, 고난당하는 민족의식을 드러내고, 힌두교 아이는 신도 간의 뜨거운 단합과 명상과 신비를 통한 초월자 인식, 철저한 헌신태도 등을 보여주었다.
4~6세 아이의 신 관념은 유치하고 극히 자기중심적인데 비하여 더 큰 아이들은 사회악과 인생 불행의 현실을 고려하여 신의 존재 여부를 의심하기도 하고 또 사후의 문제에 대한 사려까지도 포함하고 있다. 남자아이들의 신은 매우 능동적이요 합리적인 속성을 드러내는가 하면 여자아이들의 신은 수동적이고 심미적이요 친밀감을 주는 신이라고 나와 있다.
아이들의 응답을 총괄적으로 분석해보면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뚜렷한 테마가 들어있다고 저자는 나열하였다. 1) 신은 능력자로서 자기를 믿는 자에게 능력을 주며 어려운 일의 극복과 불가능한 일의 성취를 가능하게 한다. 2) 친밀의 신인 그는 신과 인간 그리고 인간과 인간 사이를 친밀하게 한다. 3) 신은 시공과 같은 물리적 장벽에 구애받지 않는 무소부재한 존재이다.
4) 죽음과 불행 및 그 밖의 미지의 세계가 있듯이 인간은 신의 전모를 다 알 수 없다. 그리고 그러한 신은 동시에 인간으로 하여금 불안감을 자아내게도 한다.
5) 신은 세계와 인간에게 모든 변화를 가져오는 장본인이다. 6) 신은 또 연결의 신으로서 인간만사를 상호 연결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이들이 말하는 신은 빛의 신으로서 우리의 밖과 안에 빛을 비쳐주는 존재라고 되어있다.
이 심리학자는 어른들에게는 아이들의 순조로운 신앙심의 발전을 크게 방해하는 무서운 폐습이 있다고 했다. 즉 예배의 출석을 지나치게 강조하여 신앙의 질을 등한시하고, 문자와 글자의 의식에 치우친 나머지 그 안에 담긴 영을 파악하지 못하며, 만사를 좋은 것과 나쁜 것으로 양극화하고 비상식적인 견해를 허용치 않아 아이의 시야를 좁힌다는 폐습이라고 저자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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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빈 은퇴 심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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