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원서 석패한 한국당 “범보수 통합해야 승리”
▶ 바른미래·평화당 “손잡고 야당 바람 일으키자”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원내대표들이 한국시간 8일 오전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회동에 앞서 ‘일하는 국회법’을 보이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바른미래당 김관영,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문 의장, 자유한국당 나경원, 민주평화당 장병완,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연합>
4·3 보궐선거가 끝나자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한 정계개편론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야권에서는 ‘보수 빅텍트론’과 ‘호남 주도의 제3지대론’ 등 두 갈래 개편론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자유한국당 후보가 경남 창원 성산 국회의원 보선에선 불과 504표 차이로 범여권 단일 후보인 정의당 후보에게 석패함에 따라 보수 통합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창원 성산에선 한국당 후보(45.21% 득표)가 바른미래당(3.57%)과 대한애국당(0.89%) 후보의 표를 흡수했다면 범진보 세력인 정의당 후보(45.75%)와 민중당(3.79%) 후보의 표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이 득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당이 바른미래당 보수 세력과 대한애국당, 보수 시민단체 세력을 끌어안는 ‘보수 빅텐트론’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4·3 보선에서 참패한 바른미래당 내홍이 격화되면서 보수 통합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바른정당 출신인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은 손학규 대표의 보선 패배 책임론을 거론하며 조기 전당대회 개최, 비상대책위 전환 등을 요구했다.
게다가 손 대표를 “찌질하다”고 비판한 이언주 의원에 대해 당원권 1년 정지 징계 처분이 내려지면서 갈등은 심화하고 있다. 이 의원은 국민의당 출신이지만 최근 보수 우파 목소리를 강하게 내면서 한국당과의 통합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한국당이 경남 통영·고성에서 압승했지만 창원 성산에선 불과 0.54%포인트 차이로 패배하자 당내에선 “보수 통합을 하지 않고 내년 총선을 치르면 불과 2~3% 차이의 치열한 경합이 벌어지는 수도권 등에서 힘든 게임을 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보선이 끝난 직후인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 “헌법 가치를 같이 하는 모든 정치 세력의 통합을 꿈꾸고 있다”고 보수 통합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대한애국당이 통합의 전제조건으로 “탄핵 5적’(김무성·유승민·홍준표·김성태·권성동)을 정리하라”고 요구하는 게 걸림돌이다. 따라서 한국당은 최소한 유승민 의원 등 바른미래당 보수 세력과는 통합을 성사시켜야 내년 총선에서 승산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바른미래당의 호남 출신 인사들은 한국당과의 통합에 강력 반대하는 게 딜레마이다. 바른미래당은 4·3 보선 참패 책임 논란과 선거제도 개편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추진을 놓고 내홍을 겪으면서 분열될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바른미래당 보수 세력이 집단 탈당을 통해 한국당과 손잡을 개연성이 있다.
또 전주시 라 선거구 기초의원 선거에서 민주평화당 후보가 43.65%를 득표해 30.14%를 얻은 민주당 후보를 13%포인트 이상 차이로 제치고 당선되자 ‘호남 기반의 제3지대론’이 부상하고 있다. 과거 국민의당에 뿌리를 둔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의원들이 연대 혹은 통합해서 내년 총선에서 ‘호남 야당’ 바람을 일으켜보자는 주장이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간판으로 따로 나설 경우 내년 총선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있는 가운데 이번 전주시 기초의원 보선에서 ‘호남 야당’의 생존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2016년 총선 당시 호남에서 국민의당이 23석을 얻어 3석에 그친 민주당을 압도했듯이 ‘국민의당 시즌2’ 바람을 다시 일으켜보자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소속 호남 의원들은 정계개편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최근 민주평화당(14석)과 정의당(6석)의 공동 국회교섭단체 재구성 논의가 난항을 겪는 이유는 평화당 의원 상당수가 ‘제3지대론’에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여권 일각에선 ‘범여권 연대론’도 살짝 거론되지만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오히려 ‘친문직계’를 전진 배치하는 전략으로 가고 있다. 이번 보선에서 국회의원선거 두 곳과 기초의원 선거 세 곳 가운데 한 곳에서도 당선자를 내지 못한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의 호남 출신 의원들을 끌어들여 범진보 통합을 시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러나 민주당 친문그룹은 “이미 모든 지역에서 민주당 지역위원장들이 활동하고 있는 상태에서 당을 떠났던 인사들을 다시 받아들이면 당내 분란만 커질 수 있다”면서 연대론에 제동을 걸고 있다. 오히려 민주당은 양정철·백원우 전 청와대 비서관을 민주정책연구원 원장과 부원장에 내정한 데 이어 탁현민 전 청와대 행정관을 당 홍보위원장으로 검토하는 등 친문 색채를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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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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