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영민 교수 '북미 한국문학' 주제강연
▶ 비교문학적 동아시적 접근 구체화*타 장르 연계 강조

26일 UC버클리에서 열린 한국문학 워크샵 참가자들. 앞줄 오른쪽 두번째가 권영민 UC버클리 교수. 뒷줄 맨오른쪽은 서강대에서 한국문학을 가르치고 있는 웨인 드프레메리 교수
북미 한국문학의 현재를 성찰하며 미래를 여는 방향들이 제시됐다.
26일 UC버클리 동아시아도서관에서 열린 ‘한국문학 워크샵’에서 기조연설자인 권영민 UC버클리 교수는 ‘북미 한국문학의 역사와 발전방향’을 주제로 강연했다.
권 교수는 “월북작가들의 작품을 저술한 ‘한국근대문학과 시대정신’이 당시 불온서적으로 몰리면서 곤혹을 치른 후 1983년 하버드대로 와서 수강생 3명을 놓고 한국문학을 첫강의했다”면서 “1987년 하와이대학에서 UCLA로 와서 한국학 정식강좌를 개설한 피터 리(한국명 이학수) 교수가 북미 한국문학의 개척자”라고 밝혔다.
그는 1992-1995년 UC버클리에서 한국문학을 가르치다가 서울대 교수로 퇴임한 후 다시 UC버클리로 돌아온 것이 5년이 됐다면서 북미지역에 한국문학이 뿌리내린 35년간 큰 변화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미국 한국문학의 산증인’인 권 교수는 “한국 민주화로 1988년 이기영, 한설야, 조영출, 백인준 등을 제외하고 월북문인 작품이 해금됐고, 1970년대 평화봉사단으로 한국과 인연을 맺은 이들이 한국문학 번역작업에 뛰어들기 시작해 황순원 소설 등을 번역한 브루스 풀턴(브리티시 컬럼비아대) 교수, 소월시집 등을 번역한 데이비드 맥캔(하버드대) 교수 등이 배출됐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영어로 출간되는 문학작품은 연 1만2천-1만5천종인데 이중 타언어권 번역책은 3%(360권)이며 아시아권 책은 50-60종”이라면서 “한국어번역책은 2-3종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권 교수는 “최인훈, 이문열, 오정희, 박완서 등 총 188편의 한국문학작품을 번역한 풀턴 교수나 김지하, 서정주 시를 번역하고 영어 시조운동을 벌이고 있는 맥캔 교수 등은 한국문학의 위상 강화에 기여했다”면서 “이제 피터 리, 풀턴, 맥캔 교수의 제자인 젊은 교수들이 한국문학을 알리고 있다”고 밝혔다.

권영민 교수가 북미에서의 한국문학을 주제로 발전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권 교수는 “한국학이 주류 학계에서 인정받으려면 동아시아적, 비교문학적 맥락에서 구체화하고 이해시켜야 한다”면서 “그래서 동양학, 일본학, 한문, 고전문학 등에 조예가 깊었던 피터 리 UCLA 교수가 미국에서 한국문학을 새 학문 분야로 개척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한국문학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면서 “한국문학을 연구하는 젊은 학자들간의 네트워킹을 강화해 서로간 정보를 공유하며 협력해 나가지 않고서는 발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문학텍스트의 경계를 허물고 영화 등 타 장르와 연계하면서 전체적인 시각에서 흐름을 조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권 교수는 4월 하순 남미, 일본, 베트남, 이탈리아, 호주 등 전세계 한국문학 교수들을 UC버클리로 초청하는 학술컨퍼런스를 개최해 한국문학계 연대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26일 UC버클리 동아시아도서관에서 열린 한국문학 워크샵
한편 이날 워크샵에는 함태영 인천 한국현대문학관 학예연구사가 ‘1910년대 단편서사 양상’, 이혜진 세명대 교수가 ‘냉전과 전후 동아시아 풍경’, 노지승 인천대 교수가 ‘1970년대 성노동자 수기 장르와 성격’ 등을 주제로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
신영주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