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김영나 교수(가운데)가 근대한국미술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 후 참석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권영민 UC버클리 교수, 오른쪽은 이번 컨퍼런스를 기획한 변경희 뉴욕주립대 교수
김영나 교수 기조연설*이틀간 12개 주제발표
구본웅 나혜석*백의민족 기원*복식 변천 등
근대한국의 정체성과 이데올로기를 형상화한 시각문화를 주제로 한 국제컨퍼런스가 14-15일 양일간 UC버클리 바타나오연구소 수타드자 데이홀에서 개최됐다.
14일 딜런 데이비스 UC버클리 동아시아연구소 부소장은 “한국근대미술 및 문화를 주제로 한 체계적인 연구를 접하게 된 소중한 기회”라고 환영사를 했다. 이 컨퍼런스를 기획한 변경희 뉴욕주립대 교수는 개막사에서 2018년말 국립현대미술관의 ‘대한제국의 미술-빛의 길을 꿈꾸다’전과 오는 4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막하는 ‘근대서화-봄, 새벽을 깨우다’ 등을 언급하며 한국근대미술 연구가 최근 몇년간 크게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근대미술’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 김영나 전 국립박물관장이자 서울대 명예교수는 ”근대한국은 봉건적 신분제 붕괴에 따른 개인의 발견, 근대문물이 가져온 생활의 변화로 전통과 신문물이 혼재하며, 한국적 모티브가 변형과 창조를 거듭하는 정체성 형성과정(contested identities) 시기였다“면서 ”일본과 서양문물에 영향을 받은 화가들은 김기창, 장우성처럼 세밀한 채색화로 한국의 풍정(風情)을 그려내기도 했고 고희동은 당시 앞가슴 풀어헤친 자화상(1915년작)으로 사회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 최초의 박물관은 대한제국 황실이 1909년 창경궁에 개관한 제실박물관이라면서 이후 1911년 이왕가박물관(李王家博物館), 1915년 경복궁 조선총독부박물관, 광복 이후인 1946년 덕수궁미술관으로 각각 개편됐다가 1969년 국립박물관에 통합되는 변천과정을 희귀 자료사진과 함께 소개했다. 김 교수는 ”초기 박물관은 일본인들이 주도해 식민지적 성격이 들어있지만 도자, 불상, 조선시대회화작품 등 중요 미술품을 소장 전시했다“고 밝혔다.
권영민 UC버클리 교수는 한국 모더니즘 문학운동을 주도한 ‘이상의 오감도’를 주제로 강연했다. 권 교수는 ”오감도는 형식을 파괴한 시각시(visual poetry, 보는 시)로서 패러독스, 깊은 블랙유머, 문학의 전위성을 보여준 하이브리드 텍스트“라면서 ”이상은 오감도를 통해 인습과 제도의 가치에 대항하는 도전정신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한편 15일에는 12명의 발표자와 4명의 토론자가 구본웅, 이인성, 나혜석, 근대사진과 백화점 등장 등의 시각문화발전, 백의민족과 국가 정체성, 근대복식의 변천 등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열띤 토론을 벌였다.
김영나 교수는 ”근대미술과 시각문화를 주제로 해외에서 국제컨퍼런스가 열린 것은 처음인 것 같다“면서 ”한국학계의 역량과 한국문화의 위상을 드높인 일“이라고 평했다. 수정주의 시각에서 ‘백의민족의 기원’을 주제로 발표한 레온 위버스 로욜라 메리마운트대 교수는 ”한국, 호주, 미국 주요 연구기관에서 온 학자들과 토론한 의미깊은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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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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