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세이셔널’ 손흥민(27·토트넘)의 주가가 급상승하고 있다. 부상자가 속출한 토트넘의 위기 상황에서 에이스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면서 자신의 이름값을 더욱 떨치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해부터 아시안게임을 필두로 지난달 아시안컵까지 태극마크의 의무를 다하면서도 소속팀인 토트넘에서도 맹활약을 펼치며 ‘혹사 논란’까지 불거졌지만 모두 이겨내고 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10골을 넣어 세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완성했다.

손흥민은 정규리그에서 최근 12경기 동안 10골을 뽑아내 우승에 도전하는 토트넘의 ‘믿을맨’으로 우뚝 섰다. 특히 아시안컵을 끝내고 팀에 복귀하는 힘겨운 상황에서도 왓포드와 뉴캐슬을 상대로 2경기 연속골을 뽑아내며 팀을 연승으로 이끌어 부상으로 빠진 해리 케인과 델리 알리의 공백을 온몸으로 막아내고 있다.

이 때문에 모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의 능력과 자질은 최정상급이다. 항상 그라운드에서 100%를 해내는 선수”라며 손흥민을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와 비교했을 정도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쉽지 않게 시작했다. 지난해 9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출전 때문에 한동안 소속팀을 비웠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의 기쁨을 맛봤지만 정작 정규리그 무대에서는 아시안게임 때 소진한 체력 때문에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해 애를 태웠다.

다행히 지난해 11월 벤투호 A매치에 호출되지 않고 휴식의 기회를 얻은 뒤부터 손흥민의 발끝은 다시 살아났다. 손흥민은 지난해 11월24일 첼시와 정규리그 13라운드 홈경기에서 2-0으로 앞서 후반 9분 무려 50ｍ 단독 드리블에 이은 골로 화려하게 정규리그 마수걸이 득점포를 신고했다. 이어 12월엔 에버턴과 본머스를 상대로 두 경기 연속 2골을 뽑아내며 ‘몰아치기 본능’까지 선보였다.

손흥민은 지난해 12월과 1월에 치른 토트넘의 13경기에서 무려 12경기를 선발로 나서는 강행군을 펼친 뒤 아시안컵에 출전한 벤투호에 합류했다. 지친 손흥민은 대표팀의 에이스 역할을 부여받았지만 결국 체력에 발목이 잡혔다.

벤투호는 8강에서 탈락했고, 손흥민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토트넘에 복귀한 뒤 무서운 정신력으로 두 경기 연속골을 작성하며 케인과 알리가 부상으로 빠진 토트넘 공격 라인의 핵심 골잡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런 손흥민의 무서운 활약에 영국 언론도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공영방송 BBC에서 프리미어리그 주간 베스트11을 선정하는 가스 크룩스는 이번 주 그를 베스트11에 뽑으며 “손흥민이 토트넘의 라인업에 복귀한 것은 페라리에 연료를 부은 것과 같다”라며 칭찬했다.

잉글랜드의 ‘레전드’ 공격수 앨런 시어러도 지난 3일 BBC 방송의 인기 프로그램인 ‘매치 오브 더 데이’에 출연해 “손흥민은 최근 프리미어리그 12경기에서 10골을 넣었다”며 “올해의 선수 후보 5~6명에 분명히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영국 인터넷 매체인 아이풋볼(eyefootball.com)은 5일 “첼시가 손흥민의 영입을 위해 8,000만 파운드(약 1억360만달러)의 이적료를 준비했다”는 추측성 기사까지 내놨다. 이 매체는 “첼시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손흥민에게 큰 인상을 받았다”라며 “첼시는 손흥민이 결심하면 연봉의 3배를 줄 준비가 됐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