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주소방국 보고서 발표
▶ 사유 설비가 원인으로 밝혀져

지난 2017년 10월 발생한 ‘텁스 화재’로 산타로사에 위치한 와이너리 뒷편 산림이 불타고 있는 모습. [AP]
작년 ‘캠프파이어’가 발생하기 전까지 캘리포니아 산불 역사상 가장 큰 피해를 낸 산불로 기록됐던 ‘텁스 화재’의 발화 원인은 PG&E 설비가 아닌 사유 설비인 것으로 드러났다.
가주소방국(Cal Fire)이 발표한 80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는 텁스 화재가 칼리스토가에 위치한 한 가정집 또는 그 인근에 위치한 사설 변압기 등 설비가 발화 원인이 됐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화재로 인해 폐허가 된 발화 지점에서는 조사가 어려워 자세한 발화 경위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보고서는 또한 해당 주택 부지의 전기 배선 시스템이 전문적으로 설치되지 않았으나 발화 당시 주 규정 위반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SF크로니클에 따르면 이 부지의 소유주인 90대 여성은 자신이 2017년 화재 당시 리버사이드 카운티에 있는 다른 집에 머무르고 있어서 화를 면했으며 강한 바람으로 나무가 전선을 건드리며 화재가 시작된 것 같다고 말했다.
2017년 10월 나파와 산타로사 인근에서 발생한 텁스 화재로 24명이 사망하고 건물 5,600여 채가 전소됐다. 산불은 산속 도로변에서 작은 규모로 시작됐으나 높은 기온과 시속 80마일에 이르는 돌풍이 불어닥치며 급속히 인근 산지 전체로 번져나가 총 3만6,807에이커를 태웠다.
이로써 PG&E는 텁스 화재의 발화책임은 면하게 됐으나 여전히 같은 해 발생한 17건의 화재에 대한 책임 소재로 200여 건의 소송이 진행되고 있으며 손해배상 규모는 최대 17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2017년 10월 같은 달 북가주 전역에서는 170여 건의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해 45명이 숨졌으며 가옥 9천여 채가 불탔다.
텁스 화재로 삶의 터전을 모두 잃고 피해보상금 수령을 통해 재기를 기대하던 지역 이재민들은 이같은 발표에 망연자실했다고 SF크로니클은 전했다. 특히 책임 소재가 비교적 일찍 밝혀진 다른 화재와 달리 텁스 화재는 보고서 작성에 15개월이 소요돼 화재 원인이 밝혀지기를 고대하던 주민들에게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한 주민은 “PG&E가 아니라 사유 설비가 원인이 됐다면 모두에게 돌아갈 보상금이 충분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PG&E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텁스 화재 피해자들은 법적 투쟁을 계속할 방침을 밝혔다. 피해자 200명 가량을 대변하는 한 변호사는 가정집이 스스로 전기를 생산한 것이 아니고 PG&E가 강풍으로 전선 파손시 전력 공급을 차단할 수단을 마련했어야 한다며 회사에 여전히 피해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한 변호사는 “PG&E는 지불불능 상태도 아닌데 파산보호를 신청했다”며 “그들은 피해자들에게 보상을 하지 않을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PG&E의 주가는 이날 가주소방국 발표 내용이 알려지며 75% 가량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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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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