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타르에 뼈아픈 0-1 패배… 59년 만의 정상 탈환 꿈 좌절
▶ 아시아컵 4강 진출 실패… 벤투호 무패행진도 11에서 마감

승리가 확정된 순간 카타르 선수들이 환호하는 가운데 패한 한국 선수들은 허탈하게 돌아서고 있다. [뉴시스]
한국 축구가 카타르의 기습적인 중거리포 한 방에 무너졌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5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중동의 복병’ 카타르에 0-1로 패해 59년 만의 우승 꿈이 좌절됐다. 카타르는 후반 33분 압델아지즈 하팀이 약 30야드 거리에서 때린 기습적인 왼발 중거리슛으로 결승골을 뽑아 한국을 침몰시키고 4강에 올라 개최국 UAE와 결승티켓을 다투게 됐다.
UAE는 이어 벌어진 마지막 8강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호주를 1-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4강에 올랐다. 이로써 이번 대회 패권은 이란 대 일본, 카타르 대 UAE의 4강 대결로 압축됐다.
한국이 아시안컵 4강 진출에 실패한 것은 지난 2004년 중국 대회 8강 탈락 이후 15년 만에 처음이다. 카타르를 상대로는 지난 2017년 6월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서 2-3으로 패한 데 이어 2연패를 당하며 통산전적 5승2무3패를 기록하게 됐다. 벤투 감독의 취임 후 무패행진도 11경기(7승4무)로 막을 내렸다.
한국은 이날 점유율에선 60-40으로 앞섰지만 슈팅수(10-11)와 유효슈팅(2-4)에서는 모두 카타르에 뒤졌다. 기성용이 빠진 중앙에서 전방으로 볼 배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경기 내내 이렇다 할 결정적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기성용과 이재성, 그리고 대회 직전 부상으로 낙마한 남태희 등 허리를 책임져줄 핵심멤버들이 부상으로 빠진 공백이 얼마나 큰지가 뼈저리게 느껴졌던 경기였다.
한국은 이날 바레인전 선제골의 주인공 황희찬마자 사타구니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손흥민을 오른쪽 날개로 돌리고 황인범을 공격형 미드필더, 황인범의 중앙 미드필더 자리를 주세종으로 채운 라인업으로 나섰다. 하지만 카타르는 좌우 윙백까지 수비에 가담하는 파이브백 형태의 밀집수비로 한국의 공세를 봉쇄했고 황인범과 주세종, 정우영으로 짜여진 미드필더진은 그런 카타르의 수비를 깨뜨릴 ‘킬러 패스’ 능력이 부족했다.
결국 중앙에서 빌드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타이밍을 놓친 패스와 측면에서 올리는 위협적이지 않은 크로스에 의존하는 단조로운 패턴의 공격이 되고 말았다. 여기에 카타르도 공격보다는 수비에 치중하면서 경기는 지루한 공방전으로 전개됐다. 한국은 우세한 볼 점유율을 앞세워 서서히 공세를 높여갔으나 전반 5개의 슈팅 중 유효슈팅은 하나도 없었을 정도로 예리함이 없었다.
한국의 첫 유효슈팅은 후반 3분에야 나왔다. 후방 롱패스를 받은 황의조가 오른발 슈팅을 때렸는데 골키퍼가 몸을 날리며 쳐 냈다. 27분엔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마크하던 수비수가 미끄러지는 바람에 순간적으로 공간이 열리자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결정적인 슈팅 찬스를 잡았으나 회심의 왼발 슈팅이 약해 골키퍼 정면으로 가고 말았다. 후반 31분엔 페널티박스 오른쪽 외곽에서 이청용이 얻어낸 프리킥을 김진수가 왼발로 감아 찼으나 볼이 카타르 오른쪽 골대에 맞고 아웃돼 또 한 번 안타까운 탄식을 자아냈다.
찬스를 살리지 못한 한국은 잠시 후 치명타를 얻어맞았다. 후반 33분 한국 진영 한복판에서 볼을 잡은 하팀은 수비수의 밀착 마크가 없자 약 30야드의 먼 거리에서 과감한 왼발슈팅을 때렸고 낮게 깔리며 날카롭게 날아간 볼은 한국 골문 앞에서 한 번 튄 뒤 오른쪽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골키퍼 김승규가 몸을 던지며 필사적으로 팔을 뻗었지만 볼은 이미 골네트에 꽂힌 뒤였다.
일격을 맞은 한국은 곧바로 반격에 나섰고 1분 뒤 이용의 오른쪽 크로스를 골문 앞에서 황의조가 오른발을 갖다 대 카타르의 골네트를 출렁여 바로 동점을 만든 듯 했으나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 동점골이 무산됐다. 황의조의 위치가 그야말로 간발의 차로 오프사이드였고 비디오판독(VAR)에서도 같은 판정이 나왔다. 다급해진 벤투 감독은 지동원과 이승우를 잇달아 투입하며 만회골을 노렸으나 결국은 카타르 골문을 열지 못하고 쓰디쓴 패배의 잔을 들이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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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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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감독에게 한수 배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