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마스 넘겨 장기화 확실시...국경예산 50억달러 의견차 못좁혀
▶ 물밑협상 지속 불구 돌파구 못 마련...연방 상원 본회의 27일 다시 소집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을 둘러싼 갈등 끝에 미국 의회가 예산안 처리에 실패하면서 연방정부가 22일 0시부터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에 들어간 가운데 일부 국립공원이 폐쇄됐지만 첫날의 충격파는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을 시작으로 오는 25일까지는 크리스마스 연휴 시즌이어서 오는 26일 연방정부의 업무가 재개돼야 셧다운의 충격이 서서히 느껴지기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저녁 워싱턴 모뉴몬트 기둥 너머로 국회의사당의 모습이 을씨년스럽게 보이고 있다.[AP]
미국 정치권은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첫날이자 주말인 22일 물밑협상을 이어갔다. 그러나 백악관과 민주당이 '뇌관'인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예산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면서 돌파구 마련에 일단 실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 갈등으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이틀째를 맞았지만, 국경장벽 필요성을 주장하며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서 "마약과 갱단, 인신매매, 범죄자 등 많은 것들의 미국 유입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장벽이나 방벽"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1월 3일 차기 의회가 개원하면 하원 지배권이 민주당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를 감수하더라도 그전에 장벽예산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셧다운 사태에 대해 '트럼프 책임론'을 주장하면서 장벽예산은 편성할 수 없으며,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한 후 새로운 지출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맞서고 있다.
상원의 다음 본회의는 오는 27일로 잡힌 상태로, 극적 타결이 이뤄지지 않는 한 현재로서는 셧다운 사태가 크리스마스 연휴를 넘기며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주말을 지나면 크리스마스 연휴로 이어지는 데다 부분적 업무 중단이어서 행정 공백에 따른 피해가 당장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나, '장벽예산'을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대치로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협상은 11·6 중간선거에 따른 하원 내 권력 구도 변화를 눈앞에 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어서 공화당과 민주당 여야 지도부 양측에 중대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상원은 22일 낮 12시 본회의를 열었으나 협상이 표류함에 따라 오후 3시 20분께 일단 산회를 선언했다.
미치 매코널(켄터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다음번 공식 본회의는 12월 27일 열릴 예정"이라고 본회의장에서 밝혔다.
그는 다만 "셧다운을 끝내기 위한 협상은 계속된다. 협상이 타결되면 언제라도 표결을 위해 상원의원들을 본회의장으로 소집할 것"이라면서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며 현 상황을 '협상 교착'으로 비칠 가능성을 경계했다.
이번 셧다운 사태의 책임을 둘러싸고 '트럼프 셧다운' 대 '민주당 셧다운'의 프레임 경쟁 등 '네탓 공방'이 가열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양측 모두 장기전을 불사하며 전투태세를 다지고 있어 대치 전선이 가팔라지는 양상이다.
AP통신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과 협상을 한다고 하면서 정작 협상 대상인 민주당 인사들을 만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백악관 등 행정부 당국자들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57억 달러 장벽예산 반영'에 대해 분명히 밝혀왔다면서 의회가 양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기자들에게 고수했다.
전날 연말연시 휴가를 위해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본인 소유의 마러라고 리조트로 출발할 예정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 사태로 인해 마러라고행을 취소하고 워싱턴 DC에 머물기로 했다고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밝혔다.
슈머 원내대표는 본회의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파괴적 분노발작'(Destructive temper tantrum)이 '트럼프 셧다운'을 촉발했다면서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예산이 포함된 법안은) 오늘도, 다음 주에도, 내년에도 상원을 통과할 수 없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 당신이 정부 문을 다시 열고 싶으면 장벽을 포기해야 한다. 간단명료하다"고 맹공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현 상황에 대해 "상·하원 양원을 동시에 장악했던 지난 2년을 마감하는 공화당의 힘 빠지는 마지막 시기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1월 하원을 장악한 뒤 권력이 분점 되는 시대에 대한 '험악한 전주곡'이기도 하다"고 보도했다.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장벽예산 57억 달러가 반영된 예산안을 지난 20일 밤 하원에서 통과시켰으나, 상원에서는 민주당의 반대로 예산안 처리시한인 21일 자정까지 처리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미 연방정부는 22일 0시부터 셧다운 사태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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