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진국 수준의 소득·수출 증가… 저성장·저투자·저고용 악순환은 ‘그림자’
▶ 김동연 “인기 없는 정책 펴는 용기 필요”… ‘경제 멘토’ 김광두 사의 표명
한국은행 신승철 국민계정부장이 지난 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18년 3/4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
올해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 선진국 대열에 들어가지만 경제성장률은 6년 만에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한국 경제의 빛보다는 그림자가 더 커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요즘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가 “국가 비상사태”라고 규정하는 등 다수의 경제 전문가들은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올해 한국의 수출은 반도체 등 일부 제조업 호황으로 증가세를 유지해 사상 첫 6,0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수출 성장률은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저성장·저투자·저소비·저고용·분배 악화 등은 악순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심화됐다. 일자리 창출과 소득 분배를 통해 경제를 성장시키겠다는 ‘소득주도 성장론’을 내세웠던 문재인정부에서 경제 정책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난 셈이다.
10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해 1인당 국민소득(GNI)은 2만 달러를 돌파한 지 12년 만에 3만 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1인당 국민소득은 지난해 2만9,745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3만1,243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31위였다. 이 가운데 인구가 2,000만명이 넘는 국가만 따져보면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호주, 이탈리아에 이어 9위였다.
그러나 한국 경제 속사정은 우리가 꿈꾸던 풍경과는 크게 다르다. 우선 한국은행 전망에 따르면 올해 경제 성장률은 2.7%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2012년(2.3%)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 내수는 싸늘해졌고, 기업 투자는 매우 부진했다. 최저임금을 16.4% 올리고 주 52시간제를 도입했지만 청년들은 취업난에 시달리고 영세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더욱 커졌다.
1960년대와 비교하면 한국의 국민소득은 300배나 늘었다. 그러나 빈부 격차는 계속 확대됐고, 문재인정부에선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공개한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1분위)와 상위 20%(5분위) 가구의 소득 격차는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컸던 2007년 수준으로 벌어졌다.
1분위 가구의 월 평균 소득은 131만8,000원으로 작년 3분기보다 7% 줄었으나, 5분위 가구의 월 평균 소득은 973만6,000원으로 작년 3분기보다 8.8% 늘었다. 빈부 격차 확대의 주요 요인으로는 일자리 상황 악화가 꼽힌다. 올해 1∼10월 취업자 증가 폭은 9만7,00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32만8,000명)의 3분의 1도 안 된다. 특히 취약 근로 부문의 고용 지표가 좋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최근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국가 비상사태”라고 걱정하면서 “문재인정부가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받아들이는 게 첫 해결 방안”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최근 일부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그동안 투자와 신산업 개발이 부족했기 때문에 주력 산업들이 붕괴되면서 경제가 어려워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청와대 정책실장에서 물러난 장하성 전 실장의 사촌 동생인 장 교수는 현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해 “한마디로 몸이 약해져 있으니 영양제 주사 한번 놔준 것”이라며 “나쁜 건 아니지만 대증요법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5일 자유한국당 의원이 주관한 토론회에 참석해 문재인정부의 경제 정책을 비판했다. 윤 전 장관은 “시장을 이기는 정책은 없다”면서 “자본주의 시장 경제에 맞게 노동 개혁과 산업 구조조정, 규제 혁파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 상황이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지난해 대선 당시 문재인캠프의 핵심 공약인 ‘J노믹스’를 설계했던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최근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현정부의 소득주도 성장론에 대해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했는데도 받아들여지지 않자 사의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물러나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기재부 내부망 모피스에 올린 이임사에서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 어려움은 상시화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을 국민들께 그대로 알려주고, 고통 분담을 요구하는 인기 없는 정책을 펼 수 있는 진정한 용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일 무역의 날 기념식 축사를 통해 ‘1인당 소득 3만 달러 진입’에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정부는 올 한해 고용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됐다는 문제를 직시하고 있다”고 한국 경제의 문제점을 일부 시인했다.
<
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총 7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질루박인가.. 이런자가 미국에살고있다니...
지루박, 이자는 여기저기 냄새나게 또 ㅇ싸고 다니네~ 그래 핵대중이 부관참시하자.왜? 북한이 핵개발하면, 자신이 책임진다고 했니깐~이자는 논리도 없이 무식을 자랑하네~ 넌 조선족아니냐? 대한민국 국민들이 독재체제에서만 발전한다고 믿어? 북한의 3대에걸친 독재하에선 세계 최하위 거짓국가 꼴로 사는데~소득 주도형 경제정책을 내놓는 운동권 좌파리들이나 너나 샘샘이다.
해당 글은 삭제처리 되었습니다.
맨 아래... ㅉㅉㅉ 뭘 그렇게 안다고 막 내 뱉나.....무식만 탄로가 나니 잠잠 하시게.
멀쩡한 나라를 한번도 일해본적 없이 데모나하던 좌파들이 절단내는데는 2년도 길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