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진으로 갈라진 알래스카 도로(왼쪽)와 나흘만에 복구된 도로(오른쪽) [AP=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오전 8시 29분 규모 7.0의 강진이 알래스카주 앵커리지 북쪽 12㎞ 지점에서 일어나 인구 30만의 알래스카 최대도시 앵커리지를 공포에 몰아넣었다.
강진 직후에 쓰나미(지진해일) 경보가 발령돼 저지대 주민이 고지대로 대피하고 흔들리는 건물 안에서 놀란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1964년 130명이 숨진 알래스카 강진(규모 9.2) 이후 반세기 만에 가장 강한 지진이 알래스카를 강타했지만, 사망자는 한 명도 없었고 심각한 부상자도 나오지 않았다.
1994년 로스앤젤레스(LA) 북쪽 노스리지에서 이보다 약한 규모 6.7의 강진에도 72명이 사망했던 것과 비교하면 기적적인 일로 평가됐다.
진원의 깊이가 40㎞로 매우 깊었기 때문에 지진파 에너지가 분산된 영향도 있지만, 연간 4만 회의 크고 작은 지진을 겪는 알래스카의 내진 건축규정이 매우 엄격해 건물이 붕괴하지 않은 덕분이기도 했다.
하지만 도로는 강진에 쩍 갈라지고 일부 구간은 푹 꺼지며 내려앉았다.
갈라진 도로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걸치고 있는 차량 사진이 소셜미디어에도 올라왔다.
8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앵커리지 테드 스티븐스 국제공항 인근 미네소타 블루버드 북쪽 방향 램프 도로는 그중에서도 가장 심하게 갈라진 도로였다.
도로가 쇠톱으로 잘라낸 퍼즐 조각처럼 부서져 흉물스럽게 내려앉은 사진이 찍혔다.
그러나 불과 나흘 만에 이곳은 말끔하게 정돈된 새 도로로 다시 개통됐다. 아스팔트를 새로 다져 넣어 깨끗한 노면을 만들고 선명하게 노란 차선을 다시 그어 언제 지진이 있었느냐는 듯한 모습으로 단장됐다.
알래스카 교통부 대변인 섀넌 매카시는 "며칠 밤샘 작업을 한 끝에 도로 교통을 정상화했다"라고 말했다.
앵커리지는 동서남북 방향 간선도로가 한두 개씩밖에 없기 때문에 도로 한 곳만 차단돼도 차량흐름에 큰 지장을 받는다.
현지 교통 당국은 이런 점을 고려해 다른 주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빠른 속도로 도로 복구를 완료한 것이다.

말끔하게 정돈된 알래스카 도로 [AP=연합뉴스]
앵커리지 에단 베코비츠 시장은 "세계가 주시하면서 '우리도 앵커리지처럼 하고 싶다'고 느끼게 한 것 같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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