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권, “청와대 기강 해이, 대선주자 독자 행보, 지지율 하락이 징후”
▶ “레임덕 개시 아니다… 인적 쇄신·실용 정책으로 이상 징후 치유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3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조국 민정수석과 한병도 정무수석 사이로 입장하고 있다. <연합>
요즘‘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됐다’는 주장이 야권의 주요 인사들에 의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실제 레임덕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지 여부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레임덕(lame duck)은 본래‘절름발이 오리’를 뜻하는데, 일반적으로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 공직자의 권력 누수 현상을 표현하는 말이다.
야권에서 ‘대통령 레임덕’을 가장 먼저 제기한 인사는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이다. 손 대표는 지난달 20일 의원총회에서 “문재인정부가 대통령의 권위가 흔들리는 레임덕에 들어간 게 아닌가”라고 운을 뗐다. 손 대표는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선 “문 대통령 지지율이 드디어 50% 밑으로 붕괴됐는데, 경제 악화가 가장 큰 이유”라며 “이런 가운데 청와대발 참사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탄력근무제 확대에 반대하는 한국노총 집회에 참석하고, 이재명 경기지사가 문 대통령의 아들 문제를 거론한 것은 공직 기강이 허물어지는 것과 연결돼 있다”면서 “문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됐다는 말이 끊이지 않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는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경기지사가 문준용(문 대통령 아들) 특혜 채용 의혹을 끌고 들어가는 것을 보니 한편의 막장 드라마를 보는 기분”이라며 “내분으로 문재인정권도 박근혜정권처럼 무너질 수 있다는 신호로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도 이날 자신의 SNS에 “저는 일찍부터 ‘레임덕은 세월이다. 대통령의 형식적 임기는 5년이지만 실질적 임기는 2년’이라고 했다”며 “지금 민주당 내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면 이러한 현상은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야권 인사들은 레임덕 개시 징후로 ▲‘혜경궁 김씨’ 계정 소유주 논란과 친형 강제 입원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문 대통령 아들 준용씨의 채용 특혜 의혹을 거론한 점 ▲주요 대선주자들의 독자적 정치 행보 ▲문 대통령 지지율의 50% 미만 하락과 경제 상황 악화 ▲경호처 직원의 음주 시민 폭행, 의전비서관의 음주 운전,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 직원 비위 의혹으로 이어지는 청와대의 잇단 기강 해이 사건 등을 거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암행어사’로 통하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반부패비서관실 특별감찰반 직원 전원을 교체한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어서 레임덕의 징후가 나타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청와대는 반부패비서관실 특감반 직원 전원을 원래 소속 기관인 검찰과 경찰에 복귀 조치하면서, 소속 청에서 진상을 조사해 징계 등의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복귀한 수사관 일부가 특정 수사와 관련해 부적절한 처신을 하고 향응과 골프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당초 이 사건은 검찰 소속으로 청와대 특감반에서 파견 근무하던 김모 수사관이 경찰청 특수수사과를 방문, 자신이 알고 지내는 건설업자 최모씨가 국토교통부 공무원에게 돈을 건넨 사건에 관해 캐물었다가 감찰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이런 가운데 다른 민정수석실 직원들도 주말에 골프 친 정황이 감찰 과정에서 파악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감반 직원들의 의혹이 잇달아 불거지자 2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임종석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의 경질을 촉구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크게 실망하신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죄를 드린다”고 청와대를 대신해 사과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시도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야권 인사들의 ‘레임덕’ 주장에 대해 다수의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을 레임덕 개시로 규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 전문가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5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지만 취임 1년6개월 시점에서 역대 전직 대통령의 지지율도 모두 50% 미만이었다”면서 “또 대통령의 권력 누수를 가속화시키는 친인척·측근 비리, 선거 참패 등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야권이 레임덕을 주장하는 이유는 여권 내부의 균열을 부각시키면 여권 지지층 이탈을 가속화하고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전문가는 “청와대 기강 해이가 잇달아 발생하고 여권 내부 갈등이 불거진 점은 레임덕의 전조 증상 일부가 나타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전문가는 “박근혜정권 당시 집권 1년 9개월째인 2014년 11월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이 터져 레임덕 전조 증상이 나타난 것을 연상시킨다”면서 “문재인정부가 조기 레임덕을 막기 위해서는 인적 쇄신과 실용 정책, 국민 통합 정치로 이상 징후를 치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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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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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3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레임덕은 지도자가 국가와 국정을 끌고 나갈 동력이 떨어지면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또한 대부분의 레임덕은 자신들의 약속과 신념에 의해서 나타난다. 뭔가를 하고자 했으나 안되고 있고 그래도 약속이라 관철하려고 할때 그것을 위해서 다른것에는 관심을 못가지고 그것에만 열중할때 발생할 확율이 높다
한국의 재앙 문재인의 청치외교 능력과 건강악화로 인한 치매로.....
이미 시작된 레임덕...결말도 보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