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득 격차 악화 등 부정적 경제 지표가 잇따라 발표되는 가운데 경제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SNS를 통해 “경제에서 비판을 받고 있어서 가슴 아프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22일 공개한 ‘3분기 소득 부문 가계동향 조사 결과’ 보고서를 통해 “3분기 중 소득 하위 20% 가구 소득이 한 달 평균 131만8000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7% 줄었다”고 밝혔다.

1분기(-8%), 2분기(-7.6%)보다는 낮지만 2003년 통계를 집계한 이후 3분기 기준 역대 최악의 기록이다. 반면 최상위 20% 가구의 소득은 3분기 한 달 평균 973만5700원으로, 작년 대비 8.8% 늘었다. 문재인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을 통해 분배 강화와 경제 성장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했지만 오히려 저성장과 소득 격차 확대란 정반대 결과를 낳았다.

이런 가운데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25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문재인정부 출범 1년 반이 지났지만 경제 성장 동력 강화 및 소득 양극화 해결에 부족함이 많기에 비판을 받고 있다”며 “이 분야 전문가는 아니나 가슴 아프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조 수석은 이날 “정치·정책은 결과 책임을 져야 한다. 정부가 아무리 노력했더라도 국민이 부족하다면 부족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조 수석은 “문재인정부는 2019년, 경제 성장 동력 강화 및 소득 양극화 해결을 위한 가시적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수석은 “문재인정부는 민주정부답게 모든 비판을 감내·수용하면서 호시우보(虎視牛步·호랑이처럼 날카롭게 지켜보며 소처럼 신중하게 걷는다) 하겠다”고 적었다.

조 수석은 이날 공공 분야 채용 비리 적발과 갑질 문화 개선, 기초연금 확대 등을 나열한 뒤 “이러한 성과에도 국민은 여전히 배고프다”고 덧붙였다. 조 수석은 지난 22일 “문재인정부는 민주노총만의 정부도, 참여연대만의 정부도, 또한 민변만의 정부도 아니다”라는 글을 올리는 등 본래 업무인 사정과 사법 분야뿐 아니라 경제, 노동, 사회 등 국정 현안 전반으로 관심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조 수석이 문재인정부 지지층 결집을 위해 총대를 메고 여론전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야권에선 “경제 문제에 대해 ‘결과 책임’ 등의 표현을 쓴 것은 민정수석이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이나 정책실장, 경제부총리가 내야 할 메시지”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인사 검증 실패를 거론하면서 “조 수석이 걱정해야 할 일은 경제 성장 동력이나 소득 양극화가 아니라 인사 시스템을 제대로 되돌리는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조 수석은 경제부총리가 되기로 한 것인가”라고 반문한 뒤 “자신이 할 일이나 제대로 하라”고 주문했다. 김 대변인은 ‘군주는 군주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도리를 다해야 한다’는 뜻을 지닌 ‘군군신신’(君君臣臣)이란 사자성어를 강조했다.

<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