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펜스의 일대일로 비판·트럼프와 G20 회동 직후 방문 일정 주목
▶ “중남미 영향력 확대로 인도·태평양서 미국 위상에 대응 포석”

파나마 운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 달 초 '미국의 뒷마당'격인 파나마를 국빈방문하기로 한 것은 미국에 대해 '영향력 경쟁'(influence game)에 나서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시 주석은 12월 2∼3일 중미의 파나마를 국빈방문, 후안 카를로스 바렐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무역과 기술, 인프라를 포함한 20개 부문에서 협력 협정을 체결하게 될 것이라고 파나마 정부가 23일 밝혔다.
시 주석의 중국 파나마 방문은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찬 회담(12월 1일)을 하고 양국간 무역전쟁 완화 문제를 논의한 직후 이뤄지게 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과 영향력 경쟁에 나설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4일 보도했다.
조지 과자르도 전 주중 멕시코 대사는 시 주석의 파나마 방문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간 시 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강도 높게 비판한 직후 이뤄졌음을 상기시킨 뒤 "그것은 중국이 미국과 영향력 게임에 나설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펜스 부통령은 지난 17일 APEC 포럼 연설에서 중국이 일대일로의 파트너 국가들을 '부채의 바다'에 빠뜨린다면서 중국의 원조를 받는 국가들에 대해 중국의 유혹에 빠지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다.
과자르도 전 대사는 "시 주석의 파나마 방문은 전통적인 미국의 영향권에서도 미국과 경쟁하기 위해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베이징(北京)대 라틴아메리카연구 센터의 둥징셩 부주임은 시 주석이 라틴아메리카에서 영향력 강화를 위해 중국 외교정책의 초석인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활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그는 중국이 중남미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야심 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지역에서의 미국의 영향력을 따라잡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탐캉대의 라틴아메리카 전문가인 프란시스코 루이스 페레즈 교수는 중국이 중남미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함으로써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위상에 대응하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파나마는 중국과 긴밀한 유대 관계를 맺는 게 미국과의 관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페레즈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시 주석의 파나마 방문은 미국으로부터 무엇인가를 얻어낼 수 있는 '잠재적인 협상 칩'이 될 수 있겠지만, 긴장을 야기시키는 심각한 위협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파나마는 시 주석의 방문 기간 중국과 전략적 정치적 협약을 맺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면서 "군사적, 전략적 영향력을 미치지 않고 경제적인 문제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나마는 지난해 6월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했다.
바렐라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중국을 방문해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파나마는 올해 7월에는 자유무역협상도 개시하는 등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파나마는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82㎞에 달하는 파나마 운하를 보유한 중남미의 전략적 요충국가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파나마 운하 물동량이 많은 국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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