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잇단 강경투쟁 마찰음, 여권 “고민과 우려” 난감
‘촛불 시위’ 주역으로 문재인정부의 최대 우군 역할을 했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최근 공권력 주요 기관까지 점거하는 등 여권과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성장률 하락과 고용 쇼크 등에 따른 경제난 속에서 정부는 친노동 정책을 일부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향후 양자 관계가 어떻게 재편될지 주목된다.
민주노총은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에 들어가 8시간 동안 민원실 로비에서 “현대·기아차 등 대기업의 불법 파견을 처벌하라”고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다가 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았다. 민노총은 최근 석 달 동안 대검 이외에도 서울고용노동청, 김천시장실, 한국잡월드 등 정부 기관 7곳에서 점거 농성을 벌였고, 그 가운데 3곳에선 현재까지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의 인천 부평 지역구 사무실도 점거 중이다.
민주노총은 14일에는 청와대와 국회 앞으로 몰려가 시위를 벌였다. 청와대 앞에는 침낭을 깔았고, 국회 앞에서는 텐트를 쳤다. 민주노총은 이날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도 “친기업 정책을 철회하고 비정규직 근로자를 구제하라”고 주장하며 시위를 벌였다. 민주노총은 이달 21일 예정된 총파업을 앞두고 연일 도심 시위를 벌여왔다.
민주노총은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 임금을 기존 업계의 절반으로 줄이는 대신 일자리를 늘리는 ‘광주형 일자리’, 최저임금 속도 조절 움직임 등 정부의 노동 정책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여권이 수용하려는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6개월 확대 방안에 대해 “정부 노동 정책이 우경화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민주노총의 강경 투쟁에 대해 여권의 주요 인사들은 우려를 표시하고 있으나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임종석 청와대비서실장은 최근 국회 운영위에서 민주노총에 대해 “많은 고민과 우려를 가지고 보고 있다”고 답변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민주노총은 대화해서 뭐가 되는 곳이 아니며 말이 안 통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비대위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민주노총과 결별하고 오히려 야당과 손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가 민주노총으로부터 자율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우리 경제는 죽었다 깨어나도 다시 살아나기 힘들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문재인정부는 경제 살리기 정책을 펴기 위해 민주노총과 거리를 두느냐, 아니면 민주노총과 계속 손잡고 가느냐 하는 갈림길에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내년에도 경제 지표가 호전되지 않는다면 문재인정부는 보수 세력의 강한 반발뿐 아니라 민주노총 등 기존 지지층 일부의 이탈 현상으로 자칫 좌우의 협공을 받는 샌드위치 신세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문재인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지혜로운 선택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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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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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4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민노총을 잘도 이용해 먹더니 이제 댓가를 지불해야 할 판이 벌어지는구나. 얼마나 더 살겠다고 ... 손들고 하야해라.
믿는 도끼에 발이 찍혔군. 아주 청와대 안까지 들어가라!!!!!!
이번에 나라를 바로세우지못하면 진짜 망하는건 시간문제..
문정부이후 한국이 망해가고있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