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장 가능성 높은데 투자금 쓰레기통에 직행
▶ 코지 일본암호화폐 거래소 대표 “가이드라인 마련”
한국 시장은 암호화폐 가격 움직임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직장인이 회사 그만두고 ‘비트코인’에만 투자하는 등 오로지 투기·도박과 관련한 이야기뿐입니다. 수많은 블록체인(분산 저장 기술) 투자금이 쓰레기통으로 직행한 셈입니다.”
존 밀번 이오스(EOS) 테크널러지 리더는 30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ABF(Asia Blockchain & Fintech) in Seoul 2018’의 주요 행사인 ‘퓨즈(fuze) 2018’의 연사로 참석해 한국 블록체인 시장을 향해 이같이 거침없는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한국에서 블록체인 시장에 활발하게 참여하는 것은 좋은데 암호화폐 시세에만 집중하는 점이 문제”라면서 “성장 가능성은 높은데 아직 많은 사람에게 도움 되는 기술 발전은 이뤄내지 못해 아쉽다”고 지적했다.
밀번 리더는 한국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와 28년 동안 인연을 맺고 협업한 ‘지한파’다. 데이콤(현 LG유플러스)에서 인터넷 기술과 비즈니스 부문 부사장을 지냈으며 한국 최초의 인터넷 데이터 센터 ‘KIDC’ 설립을 주도하기도 했다. 그가 현재 몸담은 EOS는 대표적인 3세대 블록체인 플랫폼(기반 서비스)이다. 비트코인(1세대)과 이더리움(2세대)에 이어 처리 속도 등을 획기적으로 높인 암호화폐로 평가받는다.
밀번 리더와 EOS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중개업자를 없앤 저렴한 서비스 플랫폼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베트남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다. 현지 커피 소매업체와 함께 디앱(dApp·탈 중앙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스마트폰을 통해 각 원두 재배자를 연결하는 것으로 중개업자를 끼지 않고도 판매 시스템이 완성되는 셈이다.
재배자는 암호화폐로 판매금을 받되 중간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구조다. 밀번 리더와 EOS는 베트남 외에도 캄보디아·케냐 등 여러 지역에서 블록체인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밀번 리더는 “개인적인 목표는 단순하고 저렴한 서비스를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 선보이는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빈곤한 사람을 대신해 중간에서 많은 이익을 취하고 세계 경제를 팔아넘기는 업자를 없애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암호화폐 거래 시장의 변화에 주목하는 시각도 제시됐다. 일본의 암호화폐 거래소 엑스시타(Xtheta)의 무토 코지 대표는 “일본에서 곧 암호화폐 가이드라인이 나올 예정”이라며 “법적 규제가 정비되면 기관투자가가 안정적으로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엑스시타는 일본 금융청의 인가를 받은 16개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의견을 취합해 금융청에 전달하고 있는 일본가상통화거래소협회(JVCEA·Japan Virtual Currency Exchange Association)에 참여해 가이드라인을 함께 만들고 있다. 코지 대표는 “지금까지 암호화폐 가격은 자유로운 거래 환경으로 급등락을 반복했지만 규제가 만들어지면 기관투자가들이 들어오고 더욱 안정적인 시장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구체적인 블록체인 도시 육성 계획을 소개했다. 기존에 발표한 투자 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하면서 실제 서울시 행정에도 블록체인 기술을 적극적으로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박 시장은 “서울시는 이제부터 투표나 복지·민원 서비스 등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행정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블록체인을 통한 금융 산업의 변화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라며 “핀테크(기술 금융)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과 블록체인 플랫폼이 협업할 수 있는 새로운 혁신 모델을 만드는 데 서울시가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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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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