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숙자들은 “비인간적이다” 꺼려
▶ 시에서는 “더이상 노숙 안된다” 입장
오클랜드에서 레이크메릿 등지에 텐트를 치고 거주하는 노숙자들의 수용을 위해 간이 숙소를 설치한다. 그러나 정작 일부 노숙자들은 시 차원에서 제공하는 도움에 시큰둥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SF크로니클 보도에 따르면 레이크메릿에는 현재 노숙자 64명 가량이 밀집지역에 텐트를 치고 생활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가까운 곳에 시에서 20여 채의 간이 숙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리비 샤프 오클랜드 시장은 연말까지 노숙자 밀집지역 5곳에 간이 숙소를 설치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으며 레이크메릿은 그 중 세 번째에 해당한다. 각 숙소의 크기는 90제곱피트로 2인실 규모다.
그러나 레이크메릿에서 노숙을 하며 유명해진 ‘드류’ 씨는 이 간이 숙소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조깅을 하던 누군가가 드류 씨의 소지품을 호수에 던지는 영상이 퍼지며 그는 지역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의 폐해를 대변하는 일종의 상징이 됐다. 온라인 펀드레이징을 통해 그에게 14,000달러가 모금됐으나 그는 이를 거절했고 호숫가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클랜드 시내 간이 숙소에서 노숙자들은 6개월간 체류가 가능하며 그 동안 직업과 거주지를 마련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는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오클랜드 서부에서 처음 문을 연 간이 숙소 캠프를 거쳐간 90명 가운데 55명은 새로 집을 얻어 정착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노숙자들 중에는 이 간이 숙소가 수용소같이 느껴진다는 이들도 있으며 일주일 간 유예를 준 뒤 숙소에 들어가거나 길거리로 노숙 장소를 옮기도록 강제하는 시 정책이 비인간적이라며 반발하는 이들도 있다. ‘레이첼’로 불리는 한 여성은 “차라리 그냥 텐트에서 살겠다”고 말했다.
반면 시에서는 노숙자 밀집지역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이 심각하다며 레이크메릿 주변에서는 노숙이 더이상 허가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조 데브리스 오클랜드시 행정관보는 레이크메릿 호수가 “거대한 화장실로 변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한 문제들에 대응하는 데 총 53만달러가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또 노숙자 간이 숙소 마련은 노숙자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도시 전체를 위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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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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