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먹방·쿡방 이어 술방 “청소년 악영향” 불만↑
▶ 주류광고도 크게 늘어
샌디에고 한인들 사이에서 한국의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술을 마시는 장면이 너무 자주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운타운에서 영업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제인 김(45)씨는 “한국 콘텐츠를 스트리밍 서비스하는 한 사이트나 유트브를 통해 예능이나 드라마 프로그램을 보면 음주 장면이 너무 많이 나온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한국의 미디어들이 음주 영상을 방송하는 횟수가 실제로 심하다 싶을 정도로 많이 나온다.
한국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지난 해 11월 발표한 ‘미디어 음주 유혹 실태’에 따르면 지상파 기준으로 지난 2016년 편당 음주장면방영횟수는 예능 1.0, 드라마 0.2에서 2017년 예능에서는 0.4 포인트, 드라마에서는 0.1 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주류광고 송출횟수도 2014년 27만5863건에서 2015년 31만4717건, 2016년 32만4986건으로 해마다 올라갔다.
한국에서는 주류광고를 접하는 매체가 SNS·인터넷이 45.9%로 가장 많았으며 그 뒤를 TV가 35.7%인 것으로 집계됐다.
음주장면 방송 횟수가 지나치게 높아지자 보건복지부는 지난 해 11월 ‘미디어 음주 장면 가이드라인’을 공개했지만 실효성은 의문이다.
먹방(먹는 방송)에 이어 쿡방(요리방송)에 이어 술방이 대세인 한국 방송.
한국 방송에서는 금기시됐던 ‘술’이 대세를 이루면서 예전에는 편집됐을 음주방송이 방영되고 게스트를 술집으로 초대해 실제로 술잔을 건네는 예능이 여전히 방송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한국 미디어들의 음주 장면 과다 방송이 아무런 여과 없이 그대로 한인사회에 전파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라메사에 거주하고 있는 직장인 김선진(가명·32세)씨는 “한국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을 일부러 찾아서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어쩌다 인터넷을 통해 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먹고 마시는 게 전부다라고 생각할 정도로 비슷한 종류의 콘텐츠가 많이 방송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씨는 “결국 이런 프로그램을 보다보면 나도 모르게 한 잔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 집에 술이 없으면 다음 날에 작정하고 마켓에 들러 술을 구입해 마시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한인 자녀들이 한국 술방에 그대로 노출되면서 따르는 문제점도 있다.
한인 자녀들이 한국 문화를 배우기 위한 목적으로 한국 방송을 보다 자연스럽게 술을 먹는 장면을 자주 시청하면서 술에 대한 인식이 관대해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미 한국에서는 TV, 인터넷, SNS 등 미디어 영향으로 청소년 음주자가 늘어났다며 이에 대한 대책으로 미디어 음주 장면 가이드라인이 마련됐지만 미주 한인사회는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수가 없다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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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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