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장 정지’ 존속성 세균도 죽여…미국 브라운대 연구진 ‘네이처’에 발표

미국 브라운대 연구진의 모습. 논문의 제1저자인 김우성 박사(왼쪽)와 교신저자인 일레테리오스 밀로나키스 교수. [브라운대 제공]
기존 항생제가 잘 듣지 않는 '수퍼박테리아'를 죽이는 새로운 물질이 발견됐다. 이 물질은 아주 서서히 자라거나 생장이 정지된 '존속성 세균'(Bacterial persisters)까지 없앨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존속성 세균은 만성 감염 질환의 재발 원인으로 꼽히지만, 항생제가 듣지 않아 문제가 되는 세균이다.
미국 브라운대 연구진은 비타민A와 유사한 구조의 합성물질 2종에서 이런 항균 효과를 확인했다고 28일(한국시간 기준)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렸다.
현재 우리가 쓰는 항생제는 세균이 생장하는 동안 일어나는 생합성 과정을 저해해 생장을 멈추게 하거나 아예 죽게 한다. 수퍼박테리아는 유전자 변이를 일으켜 항생제의 이런 생장 저해 작용을 피할 수 있다. 존속성 세균의 경우는 애초 생합성 과정이 거의 일어나지 않거나 아주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므로 항생제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번 논문의 제1저자인 김우성 박사는 "항생제 내성 수퍼박테리아와 존속성 세균에 모두 효과가 있는 항생 물질군을 찾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이번 연구를 소개했다.
연구진은 '예쁜꼬마선충'(Caenorhabditis elegans)을 대상으로 합성물질 8만2천개의 효과를 시험했다.
예쁜꼬마선충은 길이가 1㎜ 정도이며 1천개 정도의 세포로 구성된 작고 투명한 생물이다. 유전자 수는 2만여개인데, 이 중 40%는 사람과 유사한 것으로 알려져 현재 실험모델 생물로 이용하고 있다.
시험 결과 185개의 물질이 항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CD437'과 'CD1530'로 불리는 2종은 세균의 막을 파괴해 수퍼박테리아 및 존속성 세균을 죽일 수 있었다. 두 물질이 강력한 항생제인 '반코마이신'보다 세균을 빠르게 없앴다. 또 다른 항생제인 '젠타마이신'과 이들 물질을 같이 쓰면 항균 효과가 증가했다.
CD437과 CD1530의 구조는 모두 비타민A와 유사했다. 사람의 적혈구를 파괴하거나, 쥐의 신장 및 간을 망가뜨리는 등 독성이 확인되지는 않았다.
네이처는 뉴스를 통해 이번 연구 성과를 소개하며 "(새로 발견된) 두 물질이 만성감염성 질환을 치료하는 약물 후보로 적합할 뿐 아니라, 내성균 확산을 저지할 항생제 개발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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