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후반에 문을 연 버클리 육조사는 2006년부터 한인불자들 뇌리에서 잊혀져갔다. 이제는 있는지 없는지 감감할 정도다. 2005년 개원한 서울 육조사의 이모저모는 인터넷이나 유투브 등을 통해 시시때때 알려지고 있다. 태평양을 사이에 둔 같은 이름 두 절의 창건주는 현웅 스님이다.
스무 살 때 순천 송광사의 구산 큰스님 문하로 출가해 여러 대중 선방을 주유한 뒤 산중 토굴에서 6년 간 홀로 수행하다 1980년대 중반 스위스로 가 선불교를 지도하고 2년 뒤 미국에 와 시애틀(돈오선원)과 버클리(육조사)를 오가며 전법활동을 한 스님이다.
현웅 스님이 최근 수행경험담과 수행방법론 등을 담은 책 <번뇌를 끊는 이야기>(사진)를 냈다. ‘간화선의 길’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몇 년 전 내놓은 <묻지 않는 질문>에 이은 스님의 두 번째 저서다. 500쪽이 넘는 이 책은 △제1부 나를 밝게 하는 공부 △제2부 교양은 지혜를 만나야! △제3부 선 수행 마당 △제4부 뉘우침이 온 시간 △제5부 갈고 닦는 절 집안 △제6부 땅에 내가 발 딛고 있다 등 6부로 구성돼 있다.
출판사(운주사)측은 이 책에 대해 “그동안 스님이 대중과 소통하며 대중을 이끈 공부길과, 출가 후 50여 년 동안 수행하며 깨달은 견처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며 “간결하면서도 힘있는 문장은 마치 옛 선사들을 지금 옆에서 보는 것 같다”고 자평한 뒤 “수행의 목적이 무엇이고 수행을 하면 어떻게 되는지, 깨달음이 무엇이고 왜 간화선을 닦아야 하는지 등을 명료하게 밝혀 놓고 있다”고 소개했다.
Yes24, 알라딘 등 인터넷 서점들은 현웅 스님을 “유럽과 미국에서 20여년 동안 서양인들에게 선을 가르치다 귀국하여, 2005년 서울에 들어와 성북구 돈암동에 육조사 도량을 열고 간화선을 지도하고 있다”고 소개한 뒤 새 저서의 특징을 몇 개 짚었다. 다음은 그중 하나다.
그는 말한다. “불교는 배우는 것이 아니다.”라고. 옛사람의 말을 가져와 증명이라도 하듯 황벽의 말을 가져온다. “불교를 배우지 말라!” 다만 자기를 믿는 길을 배우는 것이다. 그가 이 책에서 보여주는 메시지이다. 길에 든 사람은 능력이 살아난다. 능력이 살아나야 내가 살기가 좋다. 불교는 사람을 살려내는 종교라는 것이다. “불교는 부처님을 위하는 종교가 아니다.”라는 그의 가르침은 책을 읽는 내내 우리의 눈을 뜨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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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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