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인드바디’ 성공 후 창업기업들 속속 들어서
▶ 캘폴리와 연계 인재확보…시정부도 적극 지원
지난 2001년 창업한 마인드바디의 샌루이스오비스포 오피스. 이 기업은 클라우드에 기반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샌루이스오비스포는 중가주의 아주 나른한 타운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가장 유명한 관광명소라곤 인근의 18세기 스패니시 미션과 씹던 껌들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골목인‘버블검앨리’ 정도이다. 하지만 마인드바디의 창업자인 릭 스톨메이어는 새로운 테크 허브로서 이곳의 가능성을 봤다.
샌프란시스코 남쪽 230마일에 자리잡은 샌로이스오비스포는 실리콘밸리로부터 아주 멀다. 스톨메이어에게 이 같은 거리는 SLO라는 약자로 알려진 이 작은 대학촌으로 필요한 인재를 끌어들이는데 도전이 됐다. 2001년 그는 웰니스 산업에 크라우드에 기반한 매니지먼트 툴을 파는 업체인 마인드바디 창업에 참여했다. 2010년까지 스톨메이어는 1,400만달러의 벤처창업자금을 끌어 모았다. 2014년에는 5,000만달러를 더 조성했다. 1년 후 마인드바디는 기업공개를 했다. 마인드바디는 이 분야에서는 가장 큰 민간기업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재 샌루이스오비스포의 테크 커뮤니티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 스톨메이어는 “급성장세라 할 수 있다. 2016년 한해에만 10여개의 새로운 테크기업들이 이곳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벤처 캐피탈리스트들도 화답하고 있다. 초기 창업지원 투자기업인 세라 벤처스의 파트너인 스티븐 벡은 “마인드바디는 수십억 달러 기업도 SLO에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이곳의 테크 현황은 관심을 가질 만큼 충분히 역동적이고 실제적인 것이 됐다”고 평가했다.
현재 샌루이스오비스포 카운티에서 일하는 테크관련 종사자는 7,800명 이상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지난 5년 사이 20%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 도시의 경제개발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영리 기관 책임자인 마이클 맨책은 “한해 두 자리 수 성장을 계속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붐이라 부를 만 하다”고 말했다.
이런 성장의 중심에는 경기회복과 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 주립대를 졸업한 엔지니어링 및 컴퓨터 사이언스 관련 인재들이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더해 신생업체들에 부동산, 자금조성, 그리고 비즈니스 연계 등을 도와주는 정부와 커뮤니티 지원 기관들의 도움이 있다.
신생기업들뿐 아니라 유명한 하이텍 기업들이 이주해 오는 경우도 많다. 아마존은 다운타운에 두 개의 공간을 리스했으며 지난 10월 아마존 웹은 칼폴리와 전략적 제휴를 발표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허브라 명명된 이 기관은 아마존 웹과 칼폴리로부터 차출된 직원들로 구성되며 공공부문의 비즈니스 과제들 해결을 돕는 역할을 하게 된다. GE 디지털도 칼폴리 테크놀러지 팍으로 입주한다. 소프트볼 구장이었던 자리에 세워진 테크 팍은 향후 10년 동안 4개의 시설을 더 갖춘 규모로 확장될 예정이다.
기업가 정신을 북돋워주기 위해 이 대학은 혁신과 기업가정신 센터에 커뮤니티와 학생들을 위한 SLO 핫하우스(HotHouse)를 세웠다. 센터는 2016년 다운타운의 역사적 벽돌빌딩에다 기존보다 3배나 넓어진 새로운 공간의 문을 열었다. 학생들과 기업가들은 핫하우스의 공간을 임대형식으로 공유한다. 이들은 멘토들, 그리고 벤처 캐피탈리스트들을 접촉할 수 있으며 서로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다. 센터의 13주에 걸친 엑셀레이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는 1만달러씩의 시드머니가 제공된다.
지난 2010년 센터가 문을 연 이후 캘폴리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이 시작한 기업은 75개에 달하며 이들이 모은 벤처 캐피탈은 1억5,000만달러를 넘어선다고 센터 책임자인 토드 넬슨을 밝혔다. SLO 핫하우스가 성공을 거두면서 한 때 제빵공장이었던 길 건너 빌딩이 리스매물로 나오자 대학 측은 재빨리 이 건물 계약을 맺고 이를 센터학생들만을 위한 32개 아파트로 개조했다. 아파트는 2016년 문을 열었으며 입주자들은 연계하고 브레인스토밍을 하면서 서로의 기업에 참여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됐다. 한 학생은 회계가 전공인 다른 학생을 고용해 자신의 회사 회계업무를 맡기기도 했다고 캘폴리 미디어 담당자는 설명했다.
샌루이스오비스포에 새로운 기업들이 속속 들어선다는 것은 오피스 공간 구하기가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한 부동산 브로커는 창업기업들이 3,500 평방피트 정도까지의 공간은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이상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큰 공간 매물은 거의 없다. 새로운 건물 짓는 것도 남아 있는 부지가 거의 없기 때문에 대단히 힘들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기발한 방안을 강구하는 기업들도 있다. 직원이 125명인 iFixit은 인재충원에 장점이 되는 캘폴리 부근을 떠나지 않겠다는 기본적 방침 아래 이 지역의 빈 자동차 딜러 건물을 구입해 1만7,000피트의 사무실 공간으로 개조했다. 이 회사는 고장난 아이폰에서부터 찢어진 청바지에 이르기까지 무려 3만1,000개에 달하는 물품의 수선 및 수리 방법을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있다.
캘폴리 졸업생으로 이 기업을 창업한 루크 소울스는 자신의 회사가 캘폴리로부터 자전거로 10분 거리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의 속도에 지친 직원들이 많다. 이들은 가정을 꾸리기 위해 이곳에 왔다. 가장 큰 문제는 자전거를 세워둘 충분한 공간이 없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창업기업들의 급속한 증가는 이 도시의 주택난에 일조를 하고 있다. 깨끗한 환경과 건강식품 접근성 등으로 샌루이스오비스포는 줄곧 미국에서 가장 행복한 도시 가운데 하나로 꼽혀왔다. 하지만 여러 조사에서 이곳은 미국에서 주거비 부담이 가장 큰 10곳 가운데 하나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곳이기도 하다. 최근 시정부가 내린 몇몇 결정들은 이런 문제를 완화시켜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시정부는 최근 향후 10년 간 신축주택 2,000가구 건설안을 승인했다. 그러나 지역주민들은 새로운 이주자들이 조용했던 도시를 시끄럽게 만들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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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New York Tiem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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