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 라운드(UR) 협상을 마무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면서 세계무역기구(WTO) 출범을 이끈 피터 서덜랜드(71) WTO 초대 사무총장이 7일(현지시간) 별세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1946년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에서 태어난 서덜랜드는 1981년 35살의 나이로 아일랜드 최연소 법무장관직에 올랐고 이어 1985년에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으로 선출됐다.
아일랜드은행연합(AIB) 의장을 맡던 그는 WTO의 전신인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로 옮겨가 8년간이나 난항을 겪던 UR 협상을 마무리 지은 뒤 1995년 WTO 출범과 함께 초대 사무총장에 올랐다.
그는 WTO를 진두지휘하면서도 2009년까지 12년간 영국의 대형 석유회사인 BP 회장을, 2015년까지 20년 동안 골드만삭스 인터내셔널 회장을 각각 맡기도 했다.
이후에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국제이주담당 특사로 선출돼 시리아 난민 문제 등과 관련해 유럽 국가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레오 바라드카르 아일랜드 총리는 "피터 서덜랜드는 진정한 정치인이자 아일랜드인, 헌신적인 유럽인, 자랑스러운 국제주의자였다"며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그러나 서덜랜드가 자신이 몸담은 기업의 이익을 위해 국정운영 경험이나 네트워크를 활용했으며, 논란이 되는 사건에 관련되면서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서덜랜드는 자기 스스로 비즈니스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실토했다"면서 "국정운영 경험과 인맥 등을 활용해 기업이 계약을 성사시키거나 어려움에 처했을 때 벗어나는 것을 돕는 해결사 역할을 자부했다"고 비판했다.
BP 회장으로서 2007년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리비아 독재자인 무아마르 카다피와 가스 계약을 체결할 때 옆에 있었고, 나중에 런던정경대(LSE) 의장으로 있을 때는 카다피의 아들로부터 선물을 받아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FT는 그러나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이 거의 파산 직전에 몰렸으나 그는 비상임이사로 책임을 회피했고, 11명의 사망자와 천문학적인 비용으로 이어진 BP의 멕시코만 기름유출 사태가 벌어지기 한 달 전 BP 회장직을 관두는 등 책임을 피해 가는 '운'을 타고났다는 평가를 내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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