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 닭의 해가 꼬리를 감춘다. 2017년엔 한국과 미국, 워싱턴주와 시애틀에 큼직한 사건 사고들이 속출했지만 워싱턴주 한인사회는 비교적 조용하게 지나갔다. 시애틀총영사관이 개설된지 40년만에 자체청사 착공식을 갖는 경사와 추방직전의 김정환씨가 극적으로 풀려난 기쁨도 있었다. 하지만 교통사고, 익사사고, 사기사건 등도 빠지지 않았다. 정유년 한해 워싱턴주 한인사회 10대 뉴스를 정리했다. <편집자 주>
1. 문재인 대통령 당선, 박근혜 탄핵
국정농단 스캔들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기 전에 탄핵돼 수감되고 지난 5월 9일 조기에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더불어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본국에서 보수정권이 10년만에 소위 좌파정부로 교체되면서 서북미 한인사회에도 잔잔한 영향을 미쳤다. 시애틀과 워싱턴주가 미국의 대표적 진보성향 지역으로 분류되지만 한인사회를 주도하는 장노년층 이민1세들은 대체로 보수성향이 강하다. 문 대통령의 선거 캠페인을 도운 노덕환씨(워싱턴주 대한체육회장)이 민주평통 시애틀협의회의 신임 회장으로 선임되는 등 새로운 바람이 일었다.
2. 시애틀 총영사관 기공식
시애틀총영사관의 자체 청사가 지난 8월말 착공됐다. 문덕호 총영사와 미국 시공업체인 스위너튼 빌더스의 그렉 에반스 매니저, 김혜옥 당시 시애틀 부시장과 시애틀지역 3개 한인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새 청사가 들어설 로우어 퀸앤에서 첫 삽을 떴다. 부지 1만2,484평방피트, 연건평 3만3,290평방피트의 새 총영사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이며 지하에 30~40대 규모의 주차장이 마련된다. 민원실과 총영사 집무실 등 사무실과 함께 연회장, 다목적 회의실, 도서관 등도 들어선다. 이 건물은 총영사관 역할뿐 아니라 시애틀 한인사회 행사공간으로도 이용되며 명실공히 시애틀 등 서북미에서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명소로 자리매김 하게 된다.
3. 오리건주 한인 추방위기 모면
영주권 소유자지만 범죄를 저질러 추방위기에 놓였던 오리건 한인 김정환(42•사진)씨가 극적으로 석방됐다. 지난 4월 5일 포틀랜드에서 체포돼 타코마 이민구치소에 8개월간 수감됐던 김씨는 지난 14일 석방돼 오리건주의 부모와 상봉했다. 5세때 부모를 따라 미국에 이민온 김씨는 오리건주 방위군에서 6년간, 이라크 파병으로 10개월간 각각 복무했다. 김씨는 제대 후 방화미수 협의로 유죄판결을 받고 이민국 수사관들에 의해 체포됐다. 멀트노마 카운티 순회법원은 지난 12월 1일 김씨가 방화혐의를 인정하면 추방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점을 감안, 김씨의 방화혐의에 대한 유죄판결 폐기 결정을 내렸고 이민법원은 김씨를 석방했다.
4. 제2 한인경찰국장 탄생
페더럴웨이 경찰국의 앤디 황 국장에 이어 머킬티오 경찰국의 강철(39)씨가 워싱턴주의 두번째 한인 경찰국장으로 등극했다. 작년 8월 경찰국장 서리로 임명된 강씨는 올 1월 경찰국장으로 정식 발령받았다. 부산 태생으로 한살때 타코마에 이민 온 강 국장은 윌슨고등학교를 거쳐 공군사관학교에 입학했다. 그는 2년 후 시애틀대학으로 편입했고 그 후 워싱턴대학(UW)의 해군 ROTC 프로그램으로 졸업했다. 윗비 아일랜드 해군기지에서 5년간 정비장교로 일한 그는 2003년 머킬티오경찰국에 채용된 후 13년만에 국장 승진의 영예를 안았다.
5. 이진영 후보 주상원 선거 패배
전국적인 관심 속에 치러진 워싱턴주 상원 제45 지역구 선거에서 한인 이진영(33) 후보가 낙마해 한인사회에 상심을 안겼다. 공화당 텃밭에서 당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았던 이 후보(공화)는 11월 선거에서 반 트럼프 바람을 탄 민주당의 만카 딘그라 후보에 10%의 득표율 차로 패했다. 우딘빌과 레드몬드 등지를 포용하는 이스트사이드지역 45선거구 선거는 민주, 공화 양당이 선거자금을 수백만달러씩 쏟아부으면서 혈전을 벌였다. 딘그라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민주당은 워싱턴주 주지사, 주 하원에 이어 주 상원까지 완벽하게 장악하게 됐다.
6. 타코마 그로서리 업주 강도총격 유죄 시인
지난해 3월 편의점에 침입한 절도범을 총격 살해한 업주 김민식(영어명 벤 김ㆍ31)씨가 8년 4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피어스 카운티 법원은 “자기 생명에 위협을 받지 않는 상태에서 다른 사람을 등 뒤에 총격한 것은 누구도 정당화할 수 없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김씨는 이날 최후 진술에서 “나는 어느 누구의 생명도 빼앗을 권리가 없다. 앞으로 남은 삶 동안 다른 사람의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겠다”며 눈물을 떨궜다. 김씨는 지난 2015년 이 편의점을 매입했지만 1년도 채 안돼 3차례나 강도를 당했다. 사건 전달인 지난해 2월에도 부인이 강도 총에 맞는 등 극심한 어려움을 겪어오다가 순간적으로 홧김에 도둑의 등 뒤에서 총을 쏜 것 같다며 지인들은 안타까워했다.
7. 크리스 유, 홍현주씨 부부 사기사건
수백만 달러 투자사기 혐의로 기소된 크리스 유(44)씨에게 징역 9년이 선고됐다. 킹 카운티 법원은 서밋에셋 투자사 대표인 유씨가 큰 수익을 올리는 것처럼 속여 투자금을 유치한 뒤 수익을 허위로 부풀리는 수법으로 수수료를 착복했다가 결국 파산해 투자자들에게 원금조차 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1.5세 한인인 유씨에 사기당한 투자자가 17명, 피해액은 370만 달러로 밝혔다. 지난 6월에는 벨뷰의 홍성-홍현주 씨 부부가 금융사기 혐의로 체포됐다. 검찰은 이들 부부가 임대한 클라이드힐의 저택에 ‘피션 홀딩스’ 사를 설립한 뒤 교회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수십만 달러를 수수료로 착복한ㄴ 등 큰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8. 밴쿠버 한인 등산객 5명 사망
밴쿠버BC 인근 하비산에서 지난 4월 8일 한인남녀 등산객 5명이 눈덮인 등산로를 오르다가 추락해 모두 숨졌다. 이들의 시신은 이튿날 수습됐다. 캐나다 국영방송 CBC와 밴쿠버BC 지역 한인 산악단체 등에 따르면 산악회원들인 이들은 해발 1,652m인 하비산을 등반하던 중 얼어붙은 눈더미 밑에 바위가 있는 것으로 착각해 발을 디뎠다가 눈이 무너지면서 500m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 BC 당국은 사망자들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밴쿠버 한인 산악단체에 따르면 희생자들은 정기수(66)•김란희(66)•손용준(56)•조정희(50)•최정훈(40)씨로 밝혀졌다.
9. 한인 2명 교통사고로 사망
올해 한인 2명이 교통사고로 숨졌다. 한인 어머니를 둔 타코마의 얼 스위처 Jr.는 지난 2월 파크랜드 도로에서 차에 치여 중상을 입고 40여일 간 입원치료를 받다가 3월 숨졌다. 경찰은 이 뺑소니 운전자가 검거됐는지 밝히지 않았다. 12월에는 페더럴웨이의 조경희씨가 타이거 마운틴 동쪽 Hwy 18번 도로에서 노상에 떨어진 대형 트럭의 차축에 부딪힌 뒤 반대차선에서 달려오던 차량과 정면 충돌해 숨졌다. 경찰은 18번 하이웨이에 왜 이런 장애물이 떨어져 있었는지 조사중이라고 밝히고 아마도 대형 토잉 트럭이 고장난 다른 대형트럭을 견인하다가 떨어뜨린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10. 한인학생 익사사고 이어져
지난 5월 벨뷰의 한인 고교생 김모(16)군이 노스 벤드 인근 강에서 수영하다가 실종됐다.. 한인단체장을역임한 김모씨의 아들인 김군은 친구 2명과 함께 스노퀄미강의 사우스 포크 지류에서 떠내려간 후 실종 4일만에 시신이 인양됐다. 6월에는 한국 유학생 이모(23)씨가 워싱턴주 중부 셸란 호수에[서 수영하다가 실종됐다. 워싱턴주립대 학생인 이씨는 6월 20일 오후 친구들과 함께 레이크 셸란에서 보트를 빌려 물놀이를 하다가 물에 빠진 뒤 실종됐다. 이씨는 친구들과 보트를 타다가 호수로 뛰어들은 후 허우적거려 친구들이 구명 장비를 던졌지만 이를 잡지 못했다. 이씨의 시신은 15일후 패라글라이더들이 공중에서 발견하고 신고해 인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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