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79) 페루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부패 스캔들에 따른 탄핵표결을 앞두고 페루의 민주주의가 위험에 처했다며 부당성을 호소했다.
엘 코메르시오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쿠친스키 대통령은 이날 의회에 출석해 2시간 동안 한 연설에서 야권의 탄핵표결 추진을 '정치적 쿠데타'로 규정하며 이같이 강변했다.
그는 "나는 부패하지 않았으며 거짓말을 하지도 않았다"며 "탄핵이 성사되면 과거의 독재 시대로 회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쿠친스키 대통령의 변호인인 알베르토 보레아도 의원들에게 "탄핵에 앞서 먼저 유무죄를 가리기 위한 사법당국의 수사를 받아야 한다"면서 "그 이전에 대통령을 십자가에 매달아 죽이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의원들은 쿠친스키 대통령의 최후 변론을 청취한 뒤 탄핵에 대한 찬반 입장을 개진하고 있다.
탄핵안이 최종 가결되려면 재적 의원 130명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87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앞서 93명이 탄핵절차 개시에 찬성한 바 있다.
지난해 쿠친스키 대통령과 대선 결선투표에서 맞붙었다가 석패한 게이코 후지모리가 이끄는 보수 우파 민중권력당 등 야권이 의회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돌발 변수가 없는 한 탄핵이 이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게이코 당수는 인권 유린 혐의 등으로 2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장녀다. 게이코 당수 역시 브라질 대형 건설사인 오데브레시로부터 대선 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쿠친스키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직면한 것은 중남미 전체를 뒤흔든 오데브레시의 권력형 부패 스캔들에 연루됐기 때문이다.
쿠친스키가 운영하는 컨설팅 업체 웨스트필드 캐피털이 오데브레시가 이끄는 컨소시엄으로부터 78만2천 달러(약 8억5천만 원)의 자문 수수료를 받는 등 쿠친스키가 2004년부터 2013년까지 500만 달러(약 54억 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기간 쿠친스키는 페루 재무장관과 총리를 지냈으며, 오데브레시는 페루의 주요 고속도로 공사 계약을 따냈다.
쿠친스키 대통령이 탄핵당한다면 중남미를 뒤흔든 오데브레시 부패 스캔들로 퇴진하거나 처벌을 받는 정·관계 인사 중 최고위직이 될 전망이다.
작년 7월 취임한 쿠친스키 대통령이 탄핵당하면 마르틴 비스카라(54) 수석 부통령이 2021년 7월까지 남은 임기를 대행하게 된다. 캐나다 대사를 겸임하는 비스카라는 전날 페루로 돌아왔으며, 쿠친스키 대통령에 대한 충성을 맹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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