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나에게 고문이었다”고 스페이스X 창설자 일론 머스크는 회고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머스크는 학교에서 빈번히 왕따를 당했고, 같은 반 학생에게 떠밀려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병원에 입원한 적도 있다. 여섯 명의 자녀를 둔 아버지가 되자 머스크는 4년전 ‘애드 애스트라(Ad Astra, 별을 향해)’라는 학교를 손수 세우고 학생 중심, 경험 중심, 문제 해결 중심의 교육을 추구했다. 자신이 겪은 고문같은 학교 경험을 자녀들에게 물려주지 않으려는 의도도 있었겠지만, 개개인 학생의 취향과 능력을 염두에 두지않고 모든 학생을 연령별로 학년을 정하고 똑같은 교재로 가르치는 오늘날의 학교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자녀들에게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에서다.
가령, 자동차 엔진 분해 방법을 가르친다고 하자. 전통적 교육 방식은 무슨 도구를 어떻게 사용하면 분해할 수 있다는 것을 단계별로 가르친다. 하지만, 머스크가 추구하는 교육 방식은 도구에 관한 아무런 설명도 없이 학생들에게 직접 엔진을 건네주고 그것을 분해 하도록 한다.
그럴 때 학생들은 질문을 하게된다. 어떤 도구를 사용해야 하나, 어디서 부터 분해할까, 도구가 없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등등 질문이 꼬리를 물도록 유도하는 방법이다. 엔진 분해를 하는 전 과정에서 스스로 문제점을 찾아내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럿거스 대학 교육학 교수를 지낸 진 애니언은 뉴저지 소재 초등학교를 부유층, 중산층, 빈곤층 학교로 구분하여 지식에 관한 설문 조사를 한 후 <사회 계급과 학교 지식>이라는 논문에서 결과를 발표했다. 빈곤층 학생들의 대다수는 지식이란 외우고, 기억하며, 숙제를 하고, 아는 것으로 정의를 내렸고, 그런 지식을 선생님, 교과서, 과학자들로 부터 배운다고 대답했다. 중산층 학생들은 기억하기, 사실과 역사를 배우는 것, 무엇인가 배우는 것으로 정의 했고, 그런 지식은 선생님, 고전 책, 과학자,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는 사람들로 부터 배운다고 여겼다. 반면, 상류층 학생들은 지식이란 어떤 아이디어에 관해 생각해본 후 그 아이디어가 어떤 점에서 잘못되었는지를 파악하는 것, 무엇인가 알아내는 학습 방법, 문제점을 찾고 해결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그리고, 지식을 생성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빈곤층 학생들은 지식은 교과서 혹은 권위자에게 있기 때문에 학생은 생성할 수 없다 라고 대답했고, 중산층 학생들은 찾아보면 된다, 도서관에 가면 지식 생성이 가능하다 라고 답했다. 한편, 상류층 학생들은 무엇을 만들거나, 발견하거나, 탐구한다면 지식 생성이 가능하다 라고 말했다.
머스크의 교육 신념과 뉴저지 상류층 학생들의 지식에 관한 이해와 접근 방법에는 비슷한 점이 있다. 학생의 호기심을 자극하여 학생 스스로 질문하고 해결책을 찾는 경험을 강조하는 환경이다. 그런 환경에는 강요나 주입이 없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모든 교육을 대학 입시 중심으로 생각하고, 강요와 주입의 정점인 점수에 올인하고 있다. 대학에 집중하는 이유는 그곳에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해서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교육을 통해 많은 지식과 기술을 쌓을수록 고용시장에서 더 많은 인정을 받아 그에 따른 보상이 주어진다 라는 1960년 부터 주도해온 인적자본의 개념이 아직도 건재하고 있다는 증거다. 그러나, 인적자본 개념은 인간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여 교육 과정을 거치는 학생을 하나의 기계 부품으로 전락 시켰다. 그리고 교육에 보상이 따라온다는 신념은 과잉 교육을 낳았고, 과잉 교육의 결과, 대졸 백수 라는 원치않는 트렌드가 나타났다.
<
대니엘 홍 편집위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