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포기하고 여기서 인생을 접고 싶다.”
추수감사절 기간 짧은 방학을 맞아 집에 돌아 온 대학새내기 Y가 부모에게 내던진 첫마디다.
Y는 지난 90일 동안 캠퍼스에서 겪은 일을 이렇게 토로했다.
남들이 파티에 쫓아다니고 페이스북을 뒤지고 있을때 나는 도서관에서 열공하며 그 누구 보다도 최선을 다했는데 중간고사에서 예상 밖의 점수를 받았고, 정성을 다해 써 낸 과제물 페이퍼도 대충 쓴 학생들 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 다음 학기 수강신청을 하려는데 택하고 싶은 강의는 이미 마감되어 딱히 듣고 싶은 수업이 남아 있지 않다. 고등학교때 나 보다 성적이 떨어지는 주변의 친구들은 큰 어려움 없이 학점도 잘 받고, 불편 없이 수강신청을 하는데 나는 왜 이토록 고생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세상이 불공평하다.
캠퍼스 생활 처음 90일은 모든 대학 새내기들이 비교의 저주를 경험하는 기간이다. 특히, 초중고시절, 성적이 좋다는 이유로 칭찬과 부러움의 눈길을 받은 새내기는 저주의 골짜기가 더욱 깊게 느껴진다. 지난12년간 공부 잘하기로 이미 검증 되었고, 어렵다는AP 혹은IB 과목들을 잘 소화 할 수 있는 능력도 확인 되었으니, 대학에 와서 내 노력의 댓가를 보상 받는 것을 당연한 일로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학이란곳은 미국 전지역과 세계 각국에서 “너는 뛰어난 학생이다” “교사 생활 20년에 너 같이 우수한 학생은 처음 본다”라는 칭찬이 귀에 익은 학생들이 모인 곳이다. 그런곳에서 자신의 특별, 특이함을 내세워, 즉, 특권 의식에 사로 잡혀 나에게 당연히 돌아와야 할 몫이 주어지지 않았다고 불평을 하는 것은 아직 성숙하지 못한 증거다.
세상 불공평 하다라는 것을 느끼는 시점이 바로 자신이 성장 할 수 있는 기회다. 본래, 인생은 공평하지 않을 뿐 더러, 인간은 시기와 질투를 바탕으로 하는 비교를 통해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해 왔다. 그런 상황에서 주변의 학생들과 비교하여 나는 낫다 혹은 모자란다라고 평가하는 것은 또 다른 낭비다. 나는 다른 학생들과 다르다라는 것을 인식하고, 불평 끝에 따라오는 것은 욱하는 분노뿐 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성숙이다. 그리고, 내가 이렇게 낮은 학점을 계속해서 받으면 취업이나 할 수있을까를 염려하기 전에, 엘리베이터에 먼저 탄 사람이 반드시 먼저 내릴까 라고 질문 해보면 깨달음이 온다.
최근LA에서 열린 <아이디어페스티벌>에 참석한 아마존 창설자 제프 베조스는 실패와 실수로부터 회복하는 능력에 관해 언급했다. “목표를 쫓다가 어느 시점에 다다르면 문제가 발생하고 실패가 찾아온다. 그때가 바로 앞으로 계속 나가야하는 시기다.” 두 발짝 물러섰을때 세발짝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지구력을 키워 주기 위한 자신의 자녀 훈련 방법을 베조스는 이렇게 소개했다. “나에게 12세와 17세 사이의 아이들이 있는데, 그들이 4살때 날카로운 부엌칼을 사용하도록 허락했고,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위험한 드릴 같은 파워툴을 사용하도록 두었다. 손가락 9개를 가진 아이가 아무런 실수, 실패 경험이 없는 아이 보다 낫다라고 믿기 때문이다.”
실수로 손가락 하나를 잃어버려 9개로 살아야 하는 자녀로 만들고 싶은 부모는 없다. 하지만, 불공평한 세상에서 불평, 좌절하지 않고 지혜롭고 유연하게 비교의 저주에 대처 할 수 있는 방법은 베조스의 신념과 훈련방법을 따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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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엘 홍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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