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달러로 살 수 있는 게 갈수록 줄어드네요’라는 말은 매년 주변에서 듣는 이야기지만 올해는 더욱 피부에 와 닿는다. ‘마켓이나 식당에 가면 한숨만 나온다’ ‘물가가 너무 올라 빠듯한 수입에 허리가 휠 지경이다’는 이야기 역시 요즘 한인 주부나 직장인들에게서 자주 들을 수 있는 푸념 중 하나다.
남가주 지역의 갈수록 치솟는 렌트비와 개솔린 가격, 장바구니 물가로 인해 생활비 부담을 호소하는 한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물가가 오르면서 유리처럼 투명한 직장인들의 지갑은 갈수록 가벼워 지고 이에 따라 마음은 더욱 더 팍팍해지고 있다.
최근 연방 노동통계청에 따르면 LA, OC, 리버사이드, 샌버나디노, 벤추라 카운티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3.1%로 전국 평균인 2%를 훨씬 웃돌고 있다. 남가주 5개 카운티의 물가상승률은 미 전국에서 8개월 내내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고 한다.
이에 더해 11월 개솔린 가격이 8.8%가 인상됐는데 여기에는 주정부의 개솔린 세금이 올라간 것도 영향을 미쳤다. 또 남가주 지역 렌트비는 23개월 지속적으로 상승했으며 외식비와 식료품비도 4.6%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모든 물가가 상승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 LA 한인타운을 포함한 시 곳곳에서는 구세군 자선냄비를 비롯해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모금 운동이 올해도 어김없이 시작됐지만 팍팍해진 가계에 쉽게 마음이 열리지 않는 상황이 우려되고 있다.
취재 차 만난 상당수의 한인들은 갈수록 늘어난 생활비로 인해 삶에 여유가 없는 것을 핑계로 온정과 나눔의 손길을 보내는 데 더욱 더 소홀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들의 대부분은 자선냄비와 같은 어려운 이웃 돕는 모금함을 지나갈 때 그냥 지나치기가 망설여진다고도 했다. 연말을 맞아 더욱 외롭고 소외된 이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은 여전히 잠재되어 있는 것이다.
사랑은 나눌 수록 커진다는 말이 있다. 이를 다시 한 번 되새기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나눔의 손길로 따뜻한 연말을 만드는 일에 모두 동참했으면 한다. 돈의 액수가 중요한 게 아니다. 자그마한 성의나 자원봉사 등을 통해 참여라는 이름의 귀한 나눔을 실천함으로써 모두에게 온정이 넘치는 연말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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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사회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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