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문점 귀순’ 계기로 BBC·WP 北병사 생활고 주목
▶ “고된 업무와 영양실조…기생충에서 인도주의·보건 위기 노출”

北 여성방사포병사격대회 [연합뉴스 자료사진]
최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넘어온 북한군 병사 귀순 사건을 계기로 유력 외신들이 북한군의 인권실태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북한에서 군 생활을 하다 2008년 탈북한 여성 리소연(41) 씨의 인터뷰를 게재했다.
리 씨는 1990년대 북한에 대기근이 찾아왔을 당시 먹을 것을 얻으려고 군에 자원입대했다. 북한은 2015년부터 18세 이상 모든 여성에 징병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그전에는 여성의 경우 병역이 의무가 아니었다.
고작 17살이었던 리 씨는 애국심에 들뜬 마음으로 군 생활을 시작했다. 헤어드라이어까지 받고 감동하기도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고난에 찬 삶이 시작됐다.
전기가 거의 들어오지 않아 헤어드라이어는 거의 사용도 못 해봤고, 산에 연결한 호스를 통해 나오는 물로 찬물 샤워, 빨래를 해야 했다.
리 씨는 "호스로 개구리나 뱀이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내무반도 열악하기 그지없었다.
좁은 방에서 20여명이 함께 생활했으며 유니폼을 보관할 수 있는 작은 서랍장이 가구 전부였다. 서랍장 맨 위에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사진을 붙여야 했다.
잠은 쌀겨로 만든 매트 위에서 잤다.
리 씨는 "쌀겨니까 땀하고 다른 냄새가 섞여 악취가 났다"고 말했다.
생활이 너무 고되 여군 대다수가 생리 장애를 겪었다.
리 씨는 "6개월에서 1년 정도 복역하고 나면 영양실조와 고된 환경 때문에 더는 생리를 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여군들은 생리하면 더 힘들어지니까 오히려 더 기뻐했다"고 말했다.
리 씨는 여군들이 남성 군인들은 면제받는 청소, 요리와 같은 일까지 담당해야 하며, 성추행도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고 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탈북자들의 극단적인 발언은 주의를 기울여 들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북한의 숨겨진 혁명'의 저자인 백지은 전 미국 하버드대 벨퍼센터 연구원은 리 씨의 증언이 다른 사람들의 설명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백 연구원은 "탈북자들이 언론에 이야기를 과장하려는 경향이 있고 돈을 받을 경우 특히 그렇다"고 경계하기도 했다.
BBC는 리 씨에게 인터뷰 대가로 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도 북한 병사들의 열악한 보건 실태에 관한 기사를 내보냈다.
신문은 JSA 북한군 병사의 몸에서 발견된 기생충 통해 북한의 인도주의·보건 위기를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경계가 삼엄한 국경에서 경비를 섰던 병사의 몸에서 기생충이 발견됐다는 것은 식량이 우선 지급되는 군대에까지 식량 부족 문제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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