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한 사제가 최대 150명의 살해를 명령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투옥 중 지난 주 병사한 마피아 수괴와 이탈리아에 낙태 권리를 도입하는 데 큰 몫을 한 여성활동가를 동일선상 위에 놓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
20일 라 레푸블리카 등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볼로냐 교구에 소속된 프란체스코 피에로 신부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토토 리이나와 엠마 보니노 가운데 양심에 거리끼는 무고한 죽음에 누가 더 책임이 있을까. 도덕적으로는 이 둘 사이에 차이가 없다"는 자문자답을 올렸다.
지난 18일 암투병 중 87세를 일기로 사망한 살바토레 토토 리이나는 시칠리아에 근거지를 둔 마피아 분파 '코사 노스투라'의 전성기를 이끌던 인물로 마피아 역사상 가장 잔혹하다는 악명을 떨친 주인공이다.
24년의 도주 끝에 1993년 붙잡힌 그는 1969년부터 1992년까지 최대 150건의 살해 사건을 지시하고, 각종 이권에 개입한 혐의로 26회의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그에게 살해된 사람 중에는 마피아 소탕에 앞장서다 1992년 암살된 조반니 팔코네, 파올로 보르셀리노 검사도 포함돼 있다.
여권을 비롯한 이탈리아 민권 신장에 기여한 가장 대표적 인물로 꼽히는 보니노(69)는 이탈리아 급진당의 거물로 2013년∼2014년 외교부 장관을 역임하고, 2015년에는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기도 한 유력 인사다.
이탈리아가 이혼 합법화와 종교 자유, 성평등 등을 달성하는 데 가장 앞장 서 싸운 것으로 평가되는 그는 1975년에는 여성들의 낙태권을 옹호하는 시위의 선봉에 섰다가 3주 간 투옥되기도 했다.
졸지에 마피아 수괴와 도매금으로 묶인 보니노 전 장관은 이날 현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피에로 신부는 이탈리아 구성원 절반 이상을 모욕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피에로 신부는 1978년 낙태 승인 법안에 표를 던진 의회 전체, 1981년 낙태 합법화를 묻는 국민투표에 찬성표를 던진 수 백 만 명의 시민들, 음성적 낙태 시술로 고통받아온 수 십 만 명의 여성을 내 이름을 빙자해 욕보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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