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디 검찰총장 “수십년간 계속된 조직적 비리”…일각에선 인권침해 우려

“사우디 개혁” 사우디아라비아와 중동 정세에 과격한 힘을 행사하고 있는 실세 모하마드 빈살만 제1왕위 계승자(왕세자)[AP=연합뉴스 자료사진]
'부패 청산'을 내세워 실세 왕세자의 경쟁 세력에 대한 대규모 숙청이 이뤄지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왕족과 전·현직 장관, 기업인 등 201명이 112조원 규모의 공금 횡령 혐의로 조사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9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이날 셰이크 사우드 알 모제브 사우디 검찰총장은 지난 4일 시작된 부패 수사 과정에서 현재 201명이 횡령 등의 혐의로 구금돼 조사를 받고 있으며 1천억 달러 규모의 횡령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모제브 총장은 "확인된 부패 관행의 잠재적 규모는 막대하다"며 "지난 3년간의 수사를 토대로 수십년간 최소 1천억 달러(약 112조원)가 조직적 비리에 의해 횡령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반부패위원회의 수사가 "매우 신속하게 진행 중"이라며 현재까지 208명이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았으며 이 가운데 7명은 무혐의로 풀려났다고 밝혔다.
모제브 총장은 "불법행위의 증거는 매우 확실하다"며 반부패위원회의 부패 수사가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명백한 법적 근거를 확보해 횡령 혐의자들의 계좌를 동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이날 수사 대상자의 신분은 공개하지 않았다.
모제브 총장은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연루된 이들의 신분과 이들에 적용된 혐의에 대한 추측이 무성했다"며 "연루된 이들이 사우디법에 보장된 모든 법적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신분에 대한 세부내용은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부패위원회는 수사 선상에 오른 이들의 신분은 공개한 적은 없지만 지금까지 왕자 11명, 현직 장관 4명, 전직 장관 수십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에는 '사우디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억만장자 알왈리드 빈탈랄 왕자를 비롯해 사우디 최대 여행사 알타이야르의 창업주 나세르 빈아퀼 알타이야르, 건설사 레드씨인터내셔널의 회장 아므르 알다바그 등도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중 일부는 수도 리야드의 5성급 리츠-칼튼 호텔에 구금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실제로 이 호텔 투숙객들은 숙청이 시작된 지난 4일 퇴실 요청을 받고 모두 방을 비웠으며 호텔 정문은 이튿날부터 폐쇄됐다.
BBC방송에 따르면 반부패위원회의 숙청 작업에 대해 사우디 내에서 이렇다 할 반발 움직임은 보이지 않으며 젊은층은 SNS상에서 반부패위원회의 부패 수사에 대해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오히려 관심은 이번 수사가 어디까지 확대되며 다음 목표는 누가 될지에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부패 수사를 내세운 숙청 작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사우디 사정 당국에 "이들을 구금하는 법적 근거와 증거를 즉각 공개하고 이들 개개인에 대한 정당한 법적 절차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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