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라다이스 페이퍼’ 파급력 주목
▶ 트럼프 측근·영국 여왕…, 각국 정상 등 대거 연루

조세회피처에 보유한 해운회사를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이 운영하는 기업에 투자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는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 [AP]
지난해에 이어 올해 다시 각국 정상과 정치인, 유명인 등이 대거 연루된 조세회피처 자료가 폭로되면서 세계 정가에 어떤 규모의 후폭풍을 몰고 올지 주목된다.
5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공개한 영국령 버뮤다 소재 로펌 ‘애플비’의 조세회피 자료 ‘파라다이스 페이퍼스’의 파급력을 구체적으로 예측하기엔 이르지만 지난해 ‘파나마 페이퍼스’ 폭로가 불러온 칼바람으로 미뤄 짐작해볼 수 있다.
이번에 공개된 파라다이스 페이퍼스는 파나마 페이퍼스와 비교할 때 분량은 조금 적은 편이다. 역대 최대의 유출로 불릴 파나마 페이퍼스가 2.6TB(테라바이트)였으나 파라다이스 페이퍼스는 1.4TB다. 그러나 문건의 용량으로 내용의 휘발성을 저평가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지지자 등 각국 정상과 정치인, 유명인들이 대거 연루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BBC 방송은 엘리자베스 여왕의 탈세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지만 여왕의 역외투자 적절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인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로 골치를 썩이는 트럼프 대통령은 측근인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 조세회피처에 보유한 해운회사를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이 운영하는 기업에 투자한 사실이 알려져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더구나 러시아 내통 의혹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의 부동산 업체에 러시아 사업가 유리 밀너가 투자한 사실도 확인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궁지에 몰릴 가능성도 있다.
한편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은 6일 ICIJ가 제기한 의혹에 대해 “부적절한 행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ICIJ가 공개한 영국령 버뮤다의 로펌 ‘애플비’(Appleby) 내부자료에 따르면 로스 장관은 조세회피처인 케이맨 제도에 설립한 투자회사를 통해 또 다른 조세회피처인 마셜제도에 본사를 둔 해운회사 ‘내비게이터 홀딩스’에 투자했다.
내비게이터 홀딩스는 러시아 에너지 기업 ‘시부르’와 가스선 운항 계약을 맺어 매출의 일부를 얻었다. 시부르는 푸틴 대통령의 사위인 키밀 샤말로프가 한때 20% 넘는 지분을 소유했던 기업이다. 최대 주주는 미국과 다른 서방국들의 ‘러시아 제재’ 대상인 게나디 팀첸코이다.
시부르 자체는 미국 제재 대상은 아니다. 내비게이터 홀딩스에 대한 로스 장관의 지분은 한때 31%였지만 장관에 취임한 지난 2월에는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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