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비즈니스 관점에서 보면 LA는 미국의 상징적 관문처럼 보인다.
제품이나 서비스가 뉴욕과 더불어 LA에 상륙한 것을 곧 미국 전체 시장 진출로 인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LA는 상징성 이상으로 실익까지 챙길 수 있는 거대 시장이다. OC와 합산해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1조달러를 넘어서 멕시코나 인도네시아와 맞먹을 정도로 LA의 중량감은 한층 커지고 있다.
이런 까닭에 한국지상사협의회(KITA)의 회원사가 동포기업을 포함해 130여개에 달하고, 한국 경제유관기관 및 지방 자치단체의 LA 사무소도 20개 가까이 운영되고 있다.
최근 경남 하동군이 섬진강 다슬기와 재첩국 식당을 오픈했고, 수협중앙회가 즉석 ‘김탕’ 같은 새로운 제품을 선보인 것도 개별 기관들의 LA와 남가주,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한 노력의 단면으로 읽힌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이런 글로벌 마케터들의 노력을 비웃듯 구태를 반복하는 듯 해 유감이다. 현지 지사를 본국 고위층의 의전을 위해 사용하고, 보여주기식 성과주의의 상징 정도로 치부하기도 한다. 또 보은 성격의 코드 인사로 부적격자를 파견하고, 단기적인 이익을 챙기기 위해 남용하는 식으로 한인사회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LA 진출과 동시에 한국에서 호들갑을 떠는 행태는 경험적으로 늘 위험했다. 이런 경우 예외 없이 홍보는 힘이 들어가고, 언론은 무비판적으로 과장하며, 고객은 의심 없이 동요하고, 성과나 실적은 부풀려지기 마련이었다.
한국의 본사를 대표해 LA에 진출해 있는 누구라도 “더 많은 상품을 팔기 위해서”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온 신경이 한국을 향한 채 의전에만 목을 매고 있으면 본업인 마케팅은 불가능하다.
게다가 궁극적인 목표가 LA의 ‘한인타운’이 아니고 미국의 주요 시장을 겨냥했을텐데 결국은 한인들을 상대로 단기적인 돈벌이에만 급급한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런 차원에서 최근 K뷰티의 첨병으로 떠오른 마스크팩이 주는 교훈은 가치가 있어 보인다.
지난해 한국 생산량 4억4,200만달러 가운데 80%를 해외로 수출했고, 99.8%의 수출 증가율을 기록한 마스크팩이 ‘1일1팩’이란 새로운 트렌드를 만든 저변에는 기술력, 독창성 그리고 가격 경쟁력이 있었다.
어쩌다 얻어 걸린 행운이 아니고, 외유성 목적까지 생각해 세운 해외 지사의 성과도 아니었다. 무엇보다 치열한 경쟁과 시장 논리에 따른 결실이었으니 미국 시장의 관문에서 무엇에 집중해야 할지 시사하는 바가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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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일 경제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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