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베 신조 총리가 23일 자민당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총선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
일본에서 중의원 선거가 끝나자마자 개헌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압승하자마자 개헌에 우호적인 ‘희망의당’에 추파를 보내는 등 본격적인 개헌몰이에 나선 탓이다.
야권에서도 개헌저지를 위한 재개편론이 점화하고 있으나, 현재로선 세력 부족이 역력해 보인다.
2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전날 여권의 압승이 예상된다는 출구조사가 나온 직후 방송사 TBS 프로그램에 출연해 “희망의 당 여러분은 헌법개정에 긍정적이다. 건설적인 논의를 하려고 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선거기간엔 적이었지만, 개헌에 우호적인 보수 정당인 희망의당과 개헌을 공통분모로 해서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추파였다. 그는 같은 날 NHK에 출연해서도 자신이 제안했던 개헌안(자위대 존재 명기)을 염두에 두고 “그러한 관점에서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베 총리는 이날 집권 자민당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개헌 추진에 대해 이번 선거에서 당의 공약에 포함됐다고 거론한 뒤 “여야에 관계없이 폭넓은 합의를 형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국민의 이해를 포함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2020년 시행 목표라는 스케줄을 정하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구체적 내용에 대해 검토와 논의를 진행한 뒤 국회 헌법심사회에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어 “국민신뢰를 배경으로 북한 위협에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자민당은 당 공약에 개헌 추진 내용을 넣고서도 정작 중의원 선거 유세 과정에서는 반발을 우려해 개헌 이야기를 되도록 꺼내지 않으나, 압승 이후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총선 결과를 전하며 자민당·공명당 연립여당과 희망의 당, 일본 유신의 회를 모아 ‘개헌세력’으로 소개했다. 아직 4곳의 당선자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 개헌세력은 전체 465석 중 79.8%인 371석을 차지하고 있다.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는 전날 TBS에 “폭넓은 합의 형성이 중요하다. 제1야당의 이해를 얻어 합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선거에서 공명당은 의석수가 35석에서 29석으로 줄어들어 입지가 좁아진 상황이다.
아울러 선거에서 자민당이 압승을 거뒀지만, 아베 총리에 대한 지지율은 낮은 상황이라는 점도 개헌 추진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교도통신의 출구조사에서 아베 총리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은 51.0%나 됐다. ‘신뢰한다’(44.1%)보다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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