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잉 기술자 유가족, 당국에 늑장 조치 조사 요청
은퇴 후 재고용된 보잉의 중장비 수리 기술자가 공장에서 회의 도중 쓰러져 머리를 다쳤지만 84분이나 지난 후 병원에 옮겨져 사망하자 유가족이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보잉의 25년 근속자인 로저 샌더스(60)는 8월 30일 새벽 4시15분경 시애틀의 S. 머틀 St.에 소재 보잉공장에서 관계자들과 회의하다 뒤로 넘어져 머리를 콘크리트 바닥에 부딪힌 후 일어나지 못했다. 그가 8마일 떨어진 하이라인 메디컬센터에 옮겨진 건 5시39분이었다.
사고경위를 지켜본 동료직원의 기록에 따르면 샌더스는 넘어진 후 머리에서 피를 흘렸으며 제대로 말을 하지 못했다. 그는 긴급 출동한 보잉 구조원들이 산소 호흡기를 부착시키려하자 이들을 떼밀었다. 보잉 구조대는 2명만 남기고 철수했고, 그 후 민간 응급구조 회사인 트라이-메드의 앰뷸런스가 도착해 샌더스를 하이라인 병원으로 옮겼다.
그에 앞서 시애틀소방국의 응급구조 앰뷸런스도 보잉 측으로부터 911 전화를 받고 4시32분경 도착했지만 샌더스의 용태가 안정적이어서 보잉 구조대의 앰뷸런스로도 이송시킬 수 있다며 4시46분경 현장을 떠났다고 동료 직원의 기록은 밝혔다.
병원에 옮겨진 샌더스는 응급 뇌수술을 받았지만 의사들은 과도한 출혈로 뇌가 이미 사망한 상태여서 손쓸 수 없다고 말했다. 동료 직원의 통보를 받고 병원으로 달려온 그의 부인 브라운슈웨이그는 남편의 생명연장 장치를 떼기로 합의, 샌더스는 9월3일 숨을 거뒀다.
현재 이 사고는 주정부 노동산업부(L&I)가 조사 중이지만 보잉사는 물론 보잉 소방국, 샌더스가 속한 보잉의 기술자노조(IAM) 지부도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함구하고 있다. L&I는 업체에서 인명피해를 낸 사고가 일어날 경우 8시간 안에 L&I에 보고토록 돼 있는 관계규정을 보잉 측이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샌더스는 지난 2011년 은퇴한 후 애리조나주 피닉스로 이주했다가 4년 뒤 보잉 측으로부터 그를 대신할 기술자를 구할 수 없다며 복직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시애틀로 돌아와 옛 자리에 다시 앉았다. 그의 근무시간은 밤 10시부터 아침 6시까지였다.
한편, 휴스턴경찰국에서 형사로 은퇴한 그의 맏형 스티븐 샌더스는 동생의 병원 이송에 왜 84분이나 걸렸느냐며 보잉 측이 뭔가 숨기고 있는 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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