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층에서 겨눈 총격에 노출된 4만명 관중, 피해 클 수밖에 없었다
▶ 모방범죄도 우려돼

이번 라스베가스 총격 사건으로 미국에서 총기, 특히 반자동 소총에 대한 총기 규제가 강화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테네시주 세비어빌의 한 총포상에서 남성 고객이 레밍톤 반자동 소총을 들여다 보고 있다. [AP]
미국 사상 최악의 피해를 낸 라스베가스 총격 사건은 미국에서 자동화기를 이용한 첫 번째 총기 난사 사건이다.
노스이스턴대 범죄학자 제임스 앨런 폭스는 2일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 “자동화기가 사용된 다른 (총기난사) 사례가 떠오르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찰을 비롯한 수사 당국은 총격범 스티븐 패덕이 최소 1정 이상의 총기를 전자동 소총으로 개조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경위를 수사 중이다.
패덕이 사용한 총기 중 최소 한 정은 AK-47이며, 발사 때 흔들리지 않도록 총기 거치대를 사용한 것으로 당국은 추정했다. 통상 미국에서 판매되는 민간용 AK-47은 자동발사 기능이 빠져 있다.
수사 당국은 패덕이 이 AK-47의 기계부품을 고쳐 전자동으로 불법 개조했거나, 크랭크를 사용해 손가락으로 방아쇠를 당기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탄환을 발사할 수 있도록 합법적인 개조를 했을 가능성을 모두 염두에 두고 있다.
자동화기는 총기 보유가 자유로운 미국에서도 1986년 이후 엄격히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1986년 이전에 만들어진 자동화기는 엄격한 신원 조회를 거쳐 보유를 허용하고 있는데 현재 49만정 이상이 등록돼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호텔 32층에서 군중을 향해 고공 사격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높은 장소에서 총기난사가 벌어져 피해자들이 도망가거나 숨거나 총격범과 맞서 싸우는 등의 대응을 전혀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단 한 명에 의해, 짧은 시간 안에 이렇게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은 범인의 위치와 총기의 종류, 그리고 관중이 밀집해 있던 당시 상황 때문이다. 범인은 32층 호텔 높이에서 공연장을 훤히 내려다보고 있었고, 4만여명 관중은 한 군데에 빼곡히 모여 음악을 즐기던 상태였다. 게다가 범행에 쓰인 총기는 순식간에 수백 발씩을 발사할 수 있는 자동화기였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화면을 보면, 한번에 10여 초씩, 여러 차례에 걸쳐 난사하는 방법으로 10분 이상 총격을 계속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범인은 공연 무대 조명 때문에 군중이 모인 곳을 쉽게 겨냥할 수 있었고, 군중은 상대적으로 어두운 곳에 밀집해 있어서 재빨리 몸을 피하기가 어려웠다. 결국, 아무런 방어막이 없는 상태에 있던 피해자들은 공중에서 비처럼 쏟아지는 총탄을 피할 길이 없었던 셈이다.
역대 총격사건 중 1966년 17명을 숨지게 한 해병대 출신 텍사스대 학생의 시계탑 총기난사와 1976년 여자친구로부터 차인 19세 청년의 위치토 호텔 총기난사가 비슷한 경우지만, 이번만큼 사격 지점이 높지는 않았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번 사건을 모방해 높은 위치에서 자동화기를 난사하는 총격 사건이 재발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관중들이 많이 모이는 공연시설 테러 가능성에 대한 우려 또한 높아지고 있다. 올해 5월 가수 아리아나 그란데 영국 공연 테러로 22명이 숨졌고 2015년 11월에는 프랑스 파리의 바탕클랑 공연장에서 총격이 발생해 120여명이나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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