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맹인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가 인간을 본딴 휴머노이드 로봇이 지휘하는 콘서트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13일 이탈리아 ANSA통신 등에 따르면 보첼리는 12일 저녁 이탈리아 중부 피사의 베르디 극장에서 열린 '제1회 국제 로봇 축제'의 개막 축하 공연에서 로봇이 지휘하는 루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맞춰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 중 아리아 '여자의 마음'을 열창했다.
이날 보첼리를 뛰어넘는 인기를 누린 이 로봇은 스위스 로봇 개발업체 ABB가 만든 '유미'(Yumi)라는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이날이 지휘자 데뷔 무대였다.
영어 너(You)와 나(I)에서 이름을 딴 이 로봇은 루카 필하모닉의 상임 지휘자 안드레아 콜롬비니의 지휘 동작을 모방해 프로그램된 대로 음악을 이끌어갔고, 이날 공연에서 선보인 18곡 가운데 총 3곡의 지휘를 책임졌다.
로봇을 제자로 받아들인 셈이 된 콜롬비니 상임 지휘자는 AFP통신에 "로봇을 훈련시키기가 극히 힘들었다"며 "특히 처음에는 로봇의 프로그램이 꼬이면 리셋에 30분이나 걸려 화가 날 지경이었다. 유미를 6분 간 지휘하도록 훈련시키는 데 17시간이 걸렸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그는 유미가 2008년 디트로이트 필하모닉을 지휘하며 첫 로봇 지휘자로 이름을 올린 '아시모'보다는 훨씬 정교하게 프로그램됐다고 평가했다.그는 일본 혼다 자동차가 개발한 아시모의 경우 한 손으로만 위 아래를 오가는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일 수 있는 반면, 유미는 대단히 유연하다며 "유미는 나와 거의 동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미'는 이날 오른 손으로 지휘봉을 잡고, 왼손으로는 음악에 맞춰 유려한 손동작을 보여주며 그럴듯한 공연을 이끌어 관중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한편으론 이날 무대는 갑자기 연주자들의 박자가 바뀌는 등의 돌발 상황에는 대응하는 게 불가능하고, 외운대로만 지휘해 생동감이 떨어지는 로봇 지휘자의 한계도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로봇 지휘자에게 지휘봉을 넘겨받은 콜롬비니가 무대에 올라 극적인 움직임과 몸짓으로 연주자들과 교감하는 모습에 관객들은 로봇 지휘자와 인간 지휘자의 차이점을 극적으로 실감했다.
콜롬비니는 "로봇은 단지 팔만 갖고 있을 뿐이지 영혼과 가슴이 없다"며 "이런 이유 때문에 로봇 지휘자는 인간 지휘자의 감수성과 정서를 도저히 대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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