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미디언 지미 키멀이 진행한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 [AP=연합뉴스]
미국의 최대 영화축제인 아카데미 시상식 시청률이 '백인만의 잔치'라는 논란 속에 치러졌던 지난해보다도 다소 하락했다.
27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의 초기 집계에 따르면 전날 저녁 ABC 방송을 통해 미 전역에 생중계된 제89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의 평균 시청률은 22.4%로 분석됐다.
이는 지난해 88회 아카데미 시상식 평균 시청률 23.4%보다 1%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을 3천443만 명이 시청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약 3천300만 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할리우드 리포터가 전했다.
다만, 이번 시청률 분석은 시상식 하이라이트인 작품상 발표 전 마지막 광고시간까지 대상으로 한 것이다. 따라서 아카데미 시상식 사상 초유의 해프닝을 낳았던 작품상 번복 사태까지 분석 대상에 넣으면 시청률이 다소 오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해마다 아카데미 시상식 시청률은 하락세를 반복하고 있다. 2008년 백인 코미디언 겸 영화배우 존 스튜어트가 진행을 맡은 제80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시청자 수가 3천180만 명으로까지 떨어지면서 최저점을 기록했다.
최근 5년간 추이를 보더라도 2013년 4천40만 명, 2014년 4천370만 명, 2015년 3천730만 명, 지난해 3천430만 명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 시청률 하락은 다소 지루했던 시상식 진행과 각종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의 정치적 메시지 발표에 따른 보수 성향의 시청자 이탈 등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미국 언론들은 지적했다.
특히 이번 아카데미상 시상식의 진행 시간은 3시간 49분으로 지난 10년간 가장 길었다. 다소 늘어지는 시상식에 시청자들이 피로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사회자와 수상자들의 정치적 메시지도 시청률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보수적 성향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수상기 화면을 꺼버리거나 다른 프로그램으로 돌렸다는 얘기다.
실제로 할리우드 리포터가 지난 23일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지지자의 66%는 "이번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정치적 발언을 하면 TV를 아예 꺼버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주관 방송사인 ABC는 아카데미 시상식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광고 수입으로만 1억1천500만 달러(약 1천305억 원)를 벌어들였기 때문이다.
올해 ABC 방송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거둬들인 30초짜리 광고 1편당 수익은 200만 달러(약 23억 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광고 1편당 수입 172만 달러(19억7천만 원)를 훨씬 웃돈 것이다.
ABC 방송은 지난해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와 오는 2028년까지 중계권 계약을 연장했다.

(로스앤젤레스 AP=연합뉴스) 2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89회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에서 주연상과 조연상을 수상한 배우들이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남우조연상의 마허셜라 알리(’문라이트’), 여우주연상의 에마 스톤(’라라랜드’), 여우조연상의 비올라 데이비스(’펜스’), 남우주연상의 케이시 애플렉(’맨체스터 바이 더 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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