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개국씩 16개조로 조별리그후 32강전부터 토너먼트, 본선 문턱 넓어지나 1승-16강은 더 힘들어 질 수도
▶ 대회 질적 저하 우려…마케팅수입 10억달러 늘 듯 2026 대회부터…미·캐나다·멕시코 공동개최 움직임
지안니 인판티노 FIFA회장이 월드컵 본선 출전국 확대가 통과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
‘지구촌 축구전쟁’ 월드컵의 본선 참가국이 2026년 대회부터 현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대폭 늘어나면서 그에 따라 월드컵에 어떤 변화가 생겨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9일 스위스 취리히의 FIFA 본부에서 평의회를 열고 오는 2026 월드컵부터 본선 출전 국가 수를 현재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16개국 확대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월드컵 본선 진출국 확대는 24개국에서 32개국으로 늘었던 1998년 프랑스 대회 이후 28년 만이다. 이에 따라 대륙별 본선 출전 쿼터가 늘어나고 대회 방식도 참가국 확대에 맞춰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기준으로 대륙연맹에 배당된 출전 쿼터는 유럽축구연맹(UEFA) 13장, 아프리카축구연맹(CAF) 5장, 남미축구연맹(CONMEBOL) 4.5장, 아시아축구연맹(AFC) 4.5장, 북중미축구연맹(CONCACAF) 3.5장, 오세아니아축구연맹(OFC) 0.5장, 개최국 1장이었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모든 대륙별 쿼터가 상당히 늘어나게 됐는데 아시아의 경우는 현재 4.5장에서 7장 내외로 늘어날 것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 1986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8연속 본선에 진출한 한국의 경우 본선행 관문이 예전보다 한결 수월해질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본선에 진출하기는 쉬워졌을지 몰라도 정작 본선에서 승리를 얻고 16강에 오르기는 지금보다 오히려 더 힘들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 32개 본선국 시스템에서도 4개국씩 8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상위 2개국이 16강에 오르는데 이 경우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최소한 한 팀 정도는 해볼 만한 상대를 만날 가능성이 크다.
반면 48개국 본선국 시스템에서는 3개국 씩 16개조로 조별리그를 치르게 되는데 이 경우 같은 조로 묶이는 다른 2개팀이 FIFA 상위랭킹 팀이 될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조 2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하더라도 낙다운 토너먼트인 32강전에서 다른 조 1위 팀과 만나게 되기에 16강전 진출 가능성은 그만큼 더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해진다.
한편 이번 조치로 본선 진출국 수가 대폭 늘어나면서 월드컵 본선의 경기 수는 현재 64경기에서 80경기로 늘어나게 됐다. 이처럼 출전국이 늘면서 마케팅 수입과 중계권료의 증가로 인해 FIFA의 수입은 10억달러 이상 치솟을 전망이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32개국)의 예상 수입이 55억달러인데 반해 48개국이 되면 65억달러까지 수입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특히 FIFA는 이번 결정으로 인해 세계 최고의 인구대국이자 축구열기가 광적인 수준인 중국이 마침내 월드컵 본선무대를 밟게 될 경우 월드컵의 마케팅 수입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은 한국과 일본이 공동 개최한 2002 월드컵에 딱 한 번 본선에 오른 것을 제외하곤 아직도 월드컵 본선무대에 발을 붙이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선 지안니 회장이 인구 대국인 중국과 인도의 본선 진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이번 참가국 확대를 추진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사실 중국은 이번 본선 참가국 확대로 인해 최대 수혜국이 될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유럽의 다수 구단들은 월드컵 본선 참가국 확대가 경기 수 증가로 클럽팀 운영에 지장을 받고, 월드컵 출전 선수들의 부상 우려 등을 이유로 출전국 확대에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FIFA측은 참가국이 늘어나더라도 대회 기간은 크게 늘어나지 않으며 한 국가가 치를 수 있는 최다경기 수도 종전과 같은 7경기여서 선수들이 예년 대회에 비해 혹사될 수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국가들은 종전에는 3경기를 기본으로 치렀지만 이제는 두 경기 밖에 치르지 못하게 된다.
한편 출전국이 48개국으로 늘어나는 2026년 월드컵은 ‘대륙별 순환 원칙’에 따라 북중미에서 열릴 것이 유력하고 미국도 강력한 개최국 후보다. 얼마 전에는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가 공동 개최하는 방안이 제시된 바 있는데 AP통신은 10일 이들 3국간의 공동개최 협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출전국 증가로 경기 수도 늘어나면서 개최국의 부담을 더는 측면에서 공동 개최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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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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