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년만에 개통한 2애비뉴 전철역을 가다
최근 새로 개통한 2애비뉴 전철역의 내부(위). 2애비뉴역 개설로 Q노선이 새로 지나게 된 63스트릿-렉싱턴역에 그려진 한인작가 신 진씨의 벽화를 지나가던 승객들이 유심히 보고 있다.
Q전철 2애비뉴따라 93가까지 3개역 신설
벽면마다 예술작품 즐비…새 관광명소 예고
63가-렉싱턴역엔 한인 1.5세 신 진씨 작품도
개통까지 한 세기가 걸렸다.
2017년 1월1일, 뉴욕시민들은 새해를 맞는 기쁨과 함께 맨하탄 어퍼이스트사이드에 '드디어' 개통된 2애비뉴 지하철 노선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1920년 처음 구상된 후 우여곡절 끝에 거의 100년 만에 완공됐기 때문이다. 개통 나흘째인 4일 출근 시간이 지나 다소 한산한 오전, 2애비뉴 지하철 노선을 따라 모습을 드러낸 새 역사들을 직접 찾았다.
■오랜 기다림과 우여곡절 끝 개장
2애비뉴로의 지하철 노선 확장 계획에 대한 구상은 1920년 이미 나왔지만 1929년 불어닥친 대공황과 이후 제 2차 세계대전 등 역사에 길이 남을 대사건들과 함께 전철 공사 계획도 자취를 감췄다.
1972년 일부 터널 공사까지 진행됐지만 뉴욕시가 파산 직전에 몰리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후 마이클 블룸버그 행정부와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2애비뉴 노선 공사를 강력하게 밀어붙이며 2013년 본격적으로 노선 연장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이후로도 뉴욕시 예산 부족 등을 이후로 개통 시기가 2016년 초에서 여름으로, 다시 연말로 연기되다 새해 시작에 맞춰 1일 일반에 공개됐다. 2애비뉴 지하철 노선은 미드타운을 어퍼이스트사이드로 연결해 72•86•96 스트릿 역 등 3개 역을 잇는 노선이다. 이 노선은 앞으로 북쪽으로 더 연장될 예정이다.
MTA는 앞으로 이스트 할렘부터 파이낸셜 디스트릭까지 맨하탄 이스트를 일직선으로 잇는 전철 확장계획을 마련한 바 있다. 96스트릿부터 이스트 할렘인 125스트릿까지를 잇는 2차 전철 프로젝트는 이미 예산을 확보하고 2019년 이후 착공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2애비뉴를 따라 72스트릿~휴스턴 스트릿, 휴스턴 스트릿~하노버 스퀘어를 잇는 T노선을 확장하는 계획도 논의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공사 계획은 없다.
■맨하탄 미드타운과 어퍼이스트 사이 10분이면 OK
퀸즈 아스토리아에서 2애비뉴 72, 86, 96스트릿역까지 전철을 타고 가봤다. 아스토리아에서 N 전철을 타고 맨하탄 미드타운에 있는 57스트릿-7애비뉴역에서 업타운 방향 Q전철로 갈아타면 기존 F전철이 다니는 63스트릿-렉싱턴역을 거쳐 새로 개장한 2애비뉴를 따라 96스트릿역까지 10분안에 도착할 수 있었다.
96스트릿역이 종착역이기 때문에 다시 Q전철을 타면 맨하탄 다운타운과 브루클린으로 이동할 수 있다. 현재 Q전철은 매일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만 운행되고 1월 둘째주인 9일부터는 다른 노선과 마찬가지로 24시간 이용이 가능해진다.
■예술작품들이 곳곳에 펼쳐진 관광명소
4일 2애비뉴 역들을 찾았을 때는 이미 출근시간이 지나 한산한 분위기였다. 새 역사로 들어서는 순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대형 벽화들이었다.
마치 새로운 관광명소를 찾은 것처럼 사람들은 승강장에 도착한 전철부터 에스컬레이터 주위를 따라 색색으로 장식된 'SECOND AVE SUBWAY' 장식까지 새로운 전철역 감상에 바빴고 그중에서도 전철역 벽면마다 가득한 예술작품들은 단연 가장 인기있는 포토존이었다.
일부러 전철역을 찾았다는 한 커플은 역마다 내려 벽에 그려진 그림들 앞에서 셀카를 찍고 해시태그(#)로 '2ndavesubway'를 달아 SNS에 올리기 바빴다. 나이가 지긋한 한 노신사는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전철역에 장식된 예술작품과 행인들의 모습을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뉴욕 주정부는 2애비뉴역을 예술 작품들이 수놓는 아름다운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300여명의 예술가들로부터 신청을 받아 이중 4명의 예술가들이 최종 선정돼, 역사 벽마다 자신의 개성을 살린 독창적인 작품을 선보였다.
특히 F전철과 Q전철이 연결되는 63스트릿-렉싱턴역의 새 출구 3애비뉴 진입로에는 한인 1.5세 설치작가 신진씨의 작품 '엘리베이티드'(Elevated)가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세라믹과 유리 조각을 모자이크 방식으로 붙여 완성한 작품으로 마치 20세기 초 뉴욕 시민을 연상케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흑백으로 묘사한 것이 특징이다.
이밖에 극사실주의 예술로 유명한 척 클로스의 인물 초상화들과 동성애 커플부터 아이스크림을 먹는 경찰관, 전철을 기다리는 듯한 개성강한 옷차림의 사람들까지 뉴욕시민들의 모습을 그대로 묘사한 빅 뮤니즈의 작품 등 현대미술관에서나 볼법한 작품들을 즐비해있다.
수년째 2애비뉴역 개통을 기다렸다는 지역 주민 토마스 카터는 "아직도 여기서 전철을 타고 직장으로 출근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무엇보다 악취와 쥐들로 뒤덮인 뉴욕시 전철역만 보다가 깨끗한 전철역을 보니 다른 도시에 와있는 기분"이라고 장난스럽게 웃었다. 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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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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