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12일께 귀국하는 모양이다. 그가 귀국하여 어느 정당과 손잡느냐는 대선의 최대 화제다. 새누리당? 그건 거의 불가능이다. 국민이 지금 외치고 있는 것은 정권교체다. 국민의 당? 호남당의 색깔이 너무 짙은데다 안철수와의 경선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껄끄럽다.
어떤 형태든 친박 또는 새누리당이 아닌 세력이 정권을 잡아 새로운 정치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 국민들의 희망이다. 정권교체의 냄새를 풍기지 못하면 보수의 반기문 카드가 광땡이 아니라 흑싸리 껍데기로 변할지도 모른다.
개혁보수신당? 그런데 개혁보수신당은 아직 자리가 잡히지 않아 불안한데다 새누리당 출신들로 구성되어 있어 ‘반기문 이미지’가 참신해지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반기문 전 총장이 철석같이 믿고 있는 정치적 기반은 충청도다. 여권 충청 의원 중에선 “그가 공산당만 아니면 무조건 따를 것”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반기문’은 충청도 대망론의 상징이다. 그런데 최근 충청도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충청권에서 문재인(전 더민주당 대표)의 지지도가 42.8%, 반기문 지지도가 33.6%로 나타난 것이다(칸타퍼블릭 여론조사).
뿐만이 아니다. 문재인은 신년 들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반기문과의 대결에서 맞대결이든 3자대결이든 모두 이기는 것으로 나타나 반기문 진영이 긴장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시절 인기가 치솟았을 때 새누리 당원들의 회식구호가 “이대로-쭉”이었다. 건배 제창자가 “이대로!”하면 나머지 사람들이 “쭉!”하고 외치는 것이다. 이대로만 가면 승리한다는 뜻이다. 지금 문재인과 더 민주당이 외치고 싶은 것이 “이대로-쭉”일 것이다.
최순실 게이트의 최대 수혜자는 문재인이다. 최대 피해자는 반기문이다. 충청도의 이변이 이를 증명한다. 문재인 전 대표는 정권교체를 확실히 외치고 있는데 비해 반기문 전 총장은 자신의 정책을 아직 내놓지 못한데다 새누리당이 그를 밀고 있는 이미지가 강해 변화를 원하는 30-40대의 보수중도가 반기문 지지에서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기문 전 총장이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어느 길을 택해야 할 것인가. 무슨 일이 있어도 박근혜의 후계자 이미지를 지녀서는 안 될 것이다. 정권교체의 이미지가 필수적인데 이 이미지를 내세우려면 야당인사들과 손을 잡아야 된다. 그중에서도 호남당으로 불리는 국민의 당 안철수(전 당 대표)와 반문 그룹인 김종인(전 더민주당 대표)과의 연대는 필수다. 그런데 안철수가 대선에서 끝까지 뛰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문재인-반기문-안철수 3파전이 벌어지면 보수중도표가 분산되기 때문에 반기문의 승리는 기대하기 힘들다. 반기문과 안철수가 단일화를 이루어 양자대결 구도로 가도 문재인 지지 42.2%, 반기문 지지 35.5%로 나타나고 있는 현재의 실정이다.
그러나 문재인의 인기는 한계에 이른 것이고 반기문 지지는 본인의 처신에 따라 무한한 상한곡선을 그릴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국민들은 친박, 친노 모두 지겨워하기 때문에 문재인 지지는 언제든지 하강할 수 있는 것이 더민주의 취약점이다.
반기문 전 총장은 귀국하더라도 당분간은 어느 당에 치우치지 않고 전국 유세를 돌며 자신이 정권교체 적임자라는 이미지 부각에 전력을 기울이다가 막판에 보수단일 후보로 등장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 같다. 대통령후보는 상품성을 지녀야 한다. 인기가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되려면 서민적인 폭발력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만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는 진보, 좌파보다 보수 인구가 더 많다. 보수가 꽁꽁 뭉치면 승리하기 마련이다. 안철수와 국민의 당이 반기문 쪽에 서느냐 마느냐에 따라 반기문의 승패가 좌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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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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