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팅거 EU 집행위원 (위키피디아)
독일 출신 귄터 외팅거 유럽연합(EU) 집행위원이 중국인을 "째진 눈, 구두약으로 빗은 머리"로 비하한 발언에 대해 사과를 거부하면서 EU 내 승진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일(현지시간) 외팅거 EU 디지털 경제·사회 담당 집행위원이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EU 예산ㆍ인사 담당 부위원장의 후임으로 내정됐으나 최근 발언을 둘러싼 유럽의회 내 강력한 반발로 선임 절차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인 비하 발언이 의회 내 반대파들에 강력한 실탄을 제공함으로써 그를 신임 부위원장으로 인선하려던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의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같은 기독교민주당(CDU) 소속인 외팅거 집행위원은 최근 기업인들을 상대로 강연하면서 중국인을 '째진 눈', '사기꾼' 등으로 묘사해 국내외 비판에 직면했으나 사과를 거부하고 있다.
외팅거 위원이 EU 부위원장에 선임되려면 의회의 승인을 얻어야 하나 이 발언을 둘러싸고 사임 요구가 비등하고 있어 선임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유럽의회 내 제3의 세력인 유럽 보수개혁그룹의 지도자인 시예드 카말 의원(영국)은 외팅거 위원을 '실수투성이의 통제 불능 독일인'이라고 혹평하면서 "집행위 예산담당 부서는 이미 그의 취임에 대비해 엄청난 양의 주판을 주문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또 좌파 성향의 독일 출신 파비오 데 마시 의원은 "융커 위원장이 그에게 사임을 요구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그의 행동은 '현실감을 완전 상실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럽의회 내 190명의 사회당계 의원들을 이끄는 지아니 피텔라 의원도 외팅거 위원이 자신의 공격적인 발언에 대해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당계 중진의원인 탄자 파존 의원은 외팅거 위원의 발언을 최근 유럽 대륙에서 점증하는 비관용 분위기와 연계하면서 "포퓰리즘과 증오 발언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EU는 이에 불을 붙일 게 아니라 관용과 차별반대를 독려하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팅거 위원의 발언에 대한 의회 내 반발이 확산하면서 EU 의회 예산위원회는 외팅거 위원에 대한 부위원장 인준 청문회를 당분간 연기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게오르기에바 부위원장이 퇴임하는 연말까지 사태를 지켜보면서 청문회를 열지 않는다는 것이다.
프랑스 출신의 좌파 성향 유누스 오마르제 의원은 외팅거 위원이 부위원장에 선임되면 자신은 그와의 협력을 거부할 것이며 동료의원들에도 이를 종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팅거 위원이 자신의 발언에 대해 명쾌한 해명과 사과를 하지 않는 한 그의 부위원장 인선이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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