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도밭 주인 되는 로맨틱한 상상과 현실은 달라”
▶ 첫 경작일 경우 수익 내는데 10년 이상 소요, 인기 많은 나파 땅 에이커 당 40만달러 호가
6개의 포도밭과 5개의 와이너리를 소유하고 있는 빌 프라이스는 “나 자신을 뛰어난 재정분석가라 생각해 왔지만 포도밭 가치를 산정하는 데는 아직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뉴욕타임스>
세계 최대 개인 에퀴티 기업 가운데 하나인 PTG 창업자 빌 프라이스는 수많은 대형 비즈니스 계약들을 성사시켰다. 그 가운데는 콘티넨털 항공과 J.크루 같은 기업들이 있다. 그는 또 베린저 빈야드 같은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큰 와이너리들에도 투자를 했다. 그러나 와인 비즈니스에 확 끌린 그는 지난 2007년 TPG를 떠나 포도원과 와이너리들에 풀타임으로 집중하기로 했다. 그는 단순히 환상을 실현하고픈 돈 많은 부자가 아니었다. 그는 와인비즈니스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이해하고 있는 부자였다.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잘 깨닫지도 못한 채 현금을 부어넣는 몽상가들에 비해 그는 몇 발 앞서 있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후 상황은 그가 꿈꾸던 것과는 다르다.
프라이스는 “난 스스로를 잘 훈련된 재정분석가라 여겼다. 그런데 나는 아직도 포도원 가치를 평가하는데 애를 먹는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6개의 포도밭과 유명한 키슬러를 비롯한 5개의 와이너리를 소유하고 있다. 어떤 포도원이라도 방문해 보라. 그런 아름다운 곳에서 살고 싶다는 유혹이 저절로 고개를 든다. 하지만 재정적 현실과 포도원 주인이 되는 로맨틱한 상상을 분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프라이스는 1997년 소노마 밸리의 듀렐 빈야드를 구입했다. 당시 이곳은 에이커당 6만달러였다. 현재 이와 비슷한 포도원은 에이커당 14만에서 16만달러 정도 호가한다. 프리이스는 “포도 값도 약 50% 가량 올랐다. 하지만 포도원은 이보다 2배반 가량 더 올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격이 포도원의 가치를 결정하는 유일한 요소는 아니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가격부터 고려해서도 안 된다고 말한다.
지난 1979년 냐파에 첫 포도원을 구입한 후 현재 고급 와인을 생산하는 할란 에스테이트를 소유하고 있는 빌 할란은 “자신의 목적이 무엇인지 우선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누군가 포도원에 관심 있다고 말하면 그 이유를 물어라. 목적이 무언인가? 진지한 비즈니스를 위한 것인가? 취미인가? 과시용인가를 말이다.”그 목적에 따라 구입하는 땅의 종류가 달라져야 한다고 할란은 지적했다. 그리고 가격 또한 그렇다는 것이다. 할란은 “당신은 좋은 집과 미관용으로 주위의 포도원을 소유하고 다른 이들이 와인을 만들어 팔 수 있다”며 “누군가는 ‘좋은 와인을 만들어 친구들과 나누고 싶다’고 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누군가는 자신의 위신을 위해 이를 구입할 수도 있으며 돈을 벌겠다며 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벤처 캐피탈 기업인 아발론 벤처스 창업자인 케빈 킨셀라는 지난 2007년 평화로운 주말을 보낼 수 있겠다 싶어 캘리포니아 힐즈버그에 땅을 구입했다. 그는 75에이커를 280만달러에 구입해 이 가운데 12에이커에 포도들을 심었다. 킨셀라는 자신이 와인비즈니스에 관계하게 될지 전혀 계산하지 못했다며 “포도 판매는 손해만 보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휴가용 부동산이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첫 수확한 그의 포도를 사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지금은 최고급 캬버네 쇼비뇽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그의 와인은 병당 125달러에 팔린다. 처음에 그는 추가로 투자를 해야 했다. 10에이커 포도를 다시 심었다. 에이커당 7만5,000에서 10만달러 가량이 소요됐다. 땅의 가치는 물론 거기서 생산되는 포도의 질과 가격에 의해 결정된다.
포도원 거래 전문 업체인 애스펙트 컨수머 파트너스의 창업자인 션 마허는 나파의 땅값이 가장 비싸다고 밝혔다. 최고 자리는 에이커당 40만에서 50만달러를 호가한다. 마허는 “이런 최고급 땅은 수요가 넘쳐난다”며 “특히 와인업자들은 이런 땅을 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간혹 평화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겠다는 목작으로 사는 사람들이 돈을 더 많이 지불하기도 한다고 들려줬다.
센트럴 코스트 지역 땅값은 에이커당 15만달러 정도다. 피노누와 포도를 재배하는 샌타바바라의 포도원은 에이커당 8만달러쯤 하고 오리건은 에이커당 3만5,000달러 정도다. 뉴질랜드의 가격은 에이커당 보통 2만달러이다. 땅값을 올리는 것은 물론 포도값이라고 마허는 설명했다. 나파의 캬버네 포도는 톤당 1만달러 한다. 오리건의 피노누와 포도는 톤당 3,000달러이고 대중적 와인을 대량 생산하는 센트럴 밸리 포도는 톤당 500~800달러 정도에 불과하다. 마허는 “포도를 재배하는 것은 재미있고 와인 만드는 것도 그렇고 마시는 것도 재미있다고 사람들에게 말한다. 그러나 그걸 팔기는 정말 어렵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의 투자자문 회사인 서밋 트레일 어드바이저스의 파트너인 탐 팰리첵은 땅을 구입해 그걸 포도원으로 만들려는 고객들에게 그 땅이 소출을 시작하려면 최소 5년은 걸린다는 걸 조언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때가 되더라고 수익은 보통 포도 판매의 4~5% 정도에 그친다는 것이다.
뱅크 오브 더 웨스트 재산관리그룹의 수석 전략가인 크리스틴 넬슨은 종종 고객들에게 부동산 같은 다른 분야에 투자했을 경우 얻게 될 수익을 고려하라고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녀는 “대부분의 경우 다른 곳에 투자했을 경우 장기적으로 더 높은 수익을 얻는다”고 말했다. 고객들이 이런 조언에도 불구하고 의지를 보이면 구입을 하기 전 와인 비즈니스에 대해 더 많은 공부를 할 것을 조언하고, 그래도 당장 사겠다고 하면 새로 경작하는 게 기존의 포도원을 사는 것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는 사실을 들려준다고 말했다. 넬슨은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는 경우 수익을 얻는데 10년에서 15년이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킨셀라는 휴가용 부동산을 포도원과 와이너리로 바꾸는 것은 뮤지컬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덜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뮤지컬은 한 번 올렸다 내리면 그만이지만 와인의 경우 땅은 여전히 그대로 있고 약간의 누적가치가 쌓인다. 계속 붙잡고 있으면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두둑한 주머니가 뒷받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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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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