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리톤 플라시도 도밍고
▶ 10년 호흡한 지휘자 함께 완숙한 대작으로 이끌어
![변치 않는 목소리··· ‘전설의 테너’ 명성 빛나다 변치 않는 목소리··· ‘전설의 테너’ 명성 빛나다](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16/09/21/20160921103520571.jpg)
플라시도 도밍고(오른쪽)와 에카테리나 세멘척이 주인공 맥베스와 레이디 맥 베스역을 열연하는 베르디 오페라 ‘맥베스’의 한 장면.
플라시도 도밍고 없는 LA오페라는 상상하기조차 싫다. 영원히 늙지 않는 도밍고의 목소리는 그 어떤 오페라 가수도 흉내내지 못할 것이다.
지난 17일 개막한 LA오페라의 ‘맥베스’는 전설의 쓰리 테너로 명성을 높였던 플라시도 도밍고가 6년 전 테너에서 다시 바리톤으로 돌아간다고 선언한 이후 최고의 매력을 선보인 작품이다.
역시 플라시도 도밍고만이 낼 수 있는 목소리와 오랜 세월 쌓인 연륜으로 만들어낸 감정 연기는 베르디 오페라 ‘맥베스’의 극적 효과를 절정으로 끌어올렸다. 계약 연장으로 2018-19시즌까지 LA오페라가 플라시도 도밍고와 함께 한다는 사실에 안도감이 절로 밀려온다. 게다가 그 어떤 표현으로도 만족하기 힘든 제임스 콘론 음악감독의 오케스트라 지휘는 LA오페라가 30주년 축하 공연으로 세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를 선정한 충분한 이유가 된다.
다만 토니상 수상에 빛나는 연출가 다르코 트레스냑의 무대는 화려한 조명 속에 재미를 선사하긴 했지만 최근 창작되고 있는 오페라가 띠는 성향, 뮤지컬과의 모호한 경계에 대한 비난을 하게 만든다.
마녀들의 속살거림에 탐욕이 한껏 달아오르는 맥베스, 왕권을 찬탈한 후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는 맥베스를 노래하는 도밍고는 제임스 콘론이 지휘하는 오케스트라와 함께 숨을 죽이게 만들고 ‘브라보’를 외치게 만든다. 맥더프의 아리아 ‘오 나의 아들아~ 사랑하는 그대들이여’를 제대로 즐긴 것도 새로운 발견이다.
단지 무대를 오가며 심지어 벽으로 기어올라가는 꼬리를 흔들어대는 무성의 악마들이 감정 몰입을 방해한다. 세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가 전하는 메시지, 강렬하고 긴박하게 전개되는 극과 살인에 대한 죄의식으로 통한하는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를 상상하고 간다면 분명 악마들의 움직임에 실망하게 된다.
오페라가 아무리 관객층의 노화에 위기감을 느낀다해도 세익스피어의 비극이 희극화되는 건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방해한다.
그래도 LA오페라 2016-17시즌 개막작인 ‘맥베스’는 다음달 2일 한국 공연이 예정된 플라시도 도밍고의 고뇌와 분노에 찬 아리아를 들을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 으로도 반드시 관람해야할 오페라 대작이다. 10년을 도밍고와 함께 해온 LA오페라 음악감독 제임스 콘론 지휘자가 있어서 믿고 보는 작품이고 그가 지휘하는 오케스트라 음악은 강렬한 감정의 휘몰이를 준다.
LA오페라 ‘맥베드’ 공연 일정은 22일과 10월5·8·13일 오후 7시30분, 25일과 10월16일 오후 2시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언(135 N. Grand Ave.) 티켓 24~369달러. 문의 9213)972-8001 www.laoper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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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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