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임 사령관 이어 재차 경고, 작전기밀 누설로 심각한 악영향

레이먼드 토머스 미국 통합특전사령관(오른쪽)[AP=연합뉴스 자료사진]
"기밀인 특수부대의 작전이 상세하게 공개되는 것을 더는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다"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서부터 북한을 포함한 '불량국가'의 핵시설이나 핵무기 제거까지 온갖 비밀작전을 총괄하는 미국 통합특수전사령부(SOCOM)의 최고 지휘관이 다시 공개 경고를 하고 나섰다.
레이먼드 토머스 SOCOM 사령관은 최근 전쟁연구소 주관으로 워싱턴 D.C에서 개최된 한 회의에서 기밀에 붙여져야 할 특수전 활동 내용이 단행권, 영화 등을 통해 무분별하게 공개됨으로써 작전에 심대한 악영향을 끼친다며 경고와 함께 자제를 요청했다.
워싱턴 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토머스 사령관의 이런 발언은 지난 2011년 파키스탄에서 미 해군 최정예 특수부대인 '데브그루'(옛 네이비실 6팀)가 수행한 국제테러 조직 알카에다 창시자 오사마 빈라덴 제거작전을 다룬 단행권 저자에 대한 법원의 결정 직후 나왔다.
법원은 이 작전을 다룬 베스트셀러(No Easy Day)의 저자인 매트 비소네트가 사전에 승인을 받지 않고 무단으로 출간하는 바람에 작전기밀을 누설했다며 정부가 낸소송에서 피고에게 660만 달러(73억7천만 원)를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비소네트는 당시 데브그루 요원으로 이 작전에 참가했다.
토머스 사령관은 비소네트를 직접 거명하지 않은 채 "특수전 분야에서 근무한 한 전직 요원이 얻은 800만 달러의 수익금을 우리가 다시 거둬들이는 과정에 있다"며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영화, 단행권 발간 등을 통해 특수전 사회는 자해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실제로 '넵튠 스피어'(Neptune Spear)로 알려진 이 작전 성공을 계기로 '최고의 용사'(Damn Few), '네이비실 6팀의 실체를 벗긴다'(Inside Seal Team Six) 등의 단행권과 '제로 다크 서티'(Zero Dark Thirty), '액트 오브 밸러'(Act of Valor) 등의 영화가 나왔다.
또 지난 2012년에는 비디오게임 '메달 오브 아너'(Medal of Honor)의 제작을 자문한 것과 관련해 7명의 전직 데브그루 요원들이 기밀누설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기도 했다.

오사마 빈라덴 제거작전 과정 수록한 단행권 ‘No Easy Day’(AP=연합뉴스 자료 사진]
미국의 대테러전 역사에 이정표가 된 지난 2001년 9·11 사태 이후 데브그루, 델타포스 등 합동특수전사령부(JSOC) 소속 요원들의 비밀작전을 상세히 수록한 언론인 션 네일러의 '무자비한 타격'(Relentless Strike)에 대해서도 토머스 사령관은 작전기밀의 심각한 누설이라며 맹비난했다.
토머스 사령관은 그러나 특수부대의 비밀 활동 등을 다룬 '작품'들이 지난 몇 년 동안 최고점을 찍은 후 최근에는 기밀사항 공개를 다소 삼가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월에도 당시 SOCOM 사령관이던 조지프 보텔 대장은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에게 특수부대원들의 활동 공개 자제를 요청했다.
미국의 외교 안보 전문매체인 포린 폴리시는 지난 1월 27일 자에서 보텔 사령관이 카터 장관에게 "특수부대들의 활동과 작전이 자꾸 공개되는 것이 우려스럽다"며 "우리 특수부대를 비밀의 장막 뒤로 숨겨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요청했다.
보텔 사령관은 특수부대 작전에 대한 공개적 논의는 부대원들의 임무수행을 어렵게 만든다며 "특수부대 활동에 대한 공개논의를 피할 수 있도록 국방부가 도와달라고 요청했다"고 국방부의 한 고위관리는 포린 폴리시에 설명했다.
백악관이 정치적 목적으로 특수부대의 비밀작전 내용을 위험스럽게 공개하거나 과장한다는 논란은 빈라덴 제거작전 후에도 제기됐었다.
당시 국방장관이었던 로버트 게이츠는 지난 2014년 발간한 회고록에서 오바마 행정부 관리들이 빈라덴 제거작전의 세부사항을 발설하지 않기로 약속해놓고도 데브그루가 사용한 기법, 전술, 작전계획을 공개했다며 백악관과 중앙정보국(CIA)이 "자랑하고 생색내기 바빴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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