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방력 대폭 증강 공약 발표…“군비 축소” 과거 주장, 말바꾸기 지적도
▶ “힐러리는 호전적이고 불안정” 비판, 힐러리 측 “유치한 모욕”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7일 '힘을 통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를 역설하며 국방력 대폭 증강에 관한 국방공약을 공개했다.
힘을 통한 평화는 공화당 소속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주창했던 것으로, 군 지도자들이 즐겨 쓰는 슬로건이다.
트럼프는 이날 펜실베이니아 주(州) 필라델피아 유세에서 "역사는 '미국이 준비되지 않았을 때 위험이 가장 컸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우리는 확실한 군사력 우월성을 토대로 갈등을 피하고 예방할 것"이라면서 힘에 기반한 외교·국방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어 "나는 이 자리에서 미국의 핵심 국가 이익을 증진하고, 역내 안정성을 높이며, 세계 각지의 긴장을 완화하는 것을 골자로 새로운 정책을 제안한다"면서 이를 위해 먼저 국방력을 대폭 증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육군을 45만 명으로 줄이려고 하는데 나는 오히려 이를 54만 명 수준으로 증원할 것"이라면서 "또 해병대는 36개 대대로, 공군 전투기도 1천200대로 각각 늘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아울러 "최첨단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개발하고, 해군 순양함 22척에 대해서도 척당 2억2천만 달러(약 2천400억 원)의 비용이 소요되는 현대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이를 위해 국방부에 2013년 발동된 미국 정부의 예산 자동삭감(시퀘스터) 조치를 폐지하고 국방력 증강에 관한 새로운 국방예산안을 제출토록 지시하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이와 함께 "대통령이 되면 국방부에 30일 이내에 '이슬람국가'(IS) 격퇴 방안을 마련토록 지시할 것"이라면서 "합동참모본부에 사이버 방어 대책 마련도 주문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 언론들은 지금까지 트럼프가 내놨던 안보 공약 가운데 가장 포괄적이며 공화당의 전통적인 국방정책과 맞닿은 방안이라고 평가했지만, 실현 방법의 구체성과 가능성 면에서 한계를 가진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국가안보 부문에서 트럼프가 발표한 것 가운데 가장 실질적이고 포괄적인 계획"이라면서도 30일 안에 IS 격퇴안을 내놓겠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든 처방전"이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병력을 증강하는데 드는 비용 마련에 구체성이 부족하다며 "시퀘스터 조치를 폐지하겠다는 약속도 미 정치권에서 쉽게 받아들여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화당은 지난 5년간 의회에서 시퀘스터 조치를 폐지하려고 노력했지만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트럼프가 말 바꾸기를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몇 달간 트럼프는 무기 구매를 줄여야 한다며 국방비에 과도한 지출을 한다며 의회를 비난했다"며 "트럼프가 국방 부문에서 '매파'(강경파)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취임 후 30일 안에 IS 대책을 마련토록 국방부에 지시할 것이란 발언을 놓고서는 과거 트럼프가 미국의 어떤 장성보다 자신이 IS를 더 잘 안다던 주장과 배치되며 전투의 복잡성 등을 고려하지 않고 지나치게 근시안적으로 접근한 대책이란 지적이 나왔다.
트럼프는 이날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에 대해서도 공격을 이어갔다.
그는 "이라크와 리비아, 시리아에서의 클린턴 업적은 혼란과 고통, 죽음만 초래했을 뿐"이라면서 "(국무장관 재임 시절) 클린턴이 침입 또는 개입, 전복시키고 싶어 하지 않은 중동 국가는 없었던 것 같다. 그녀는 호전적이고 매우 불안정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또 클린턴이 미 연방수사국(FBI) 조사에서 '이메일 스캔들'과 관련해 기억나지 않는다는 답변을 많이 한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해 "그런 중요한 이벤트와 정보를 기억하지 못한다면 군 최고사령관에 부적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사이버해킹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힐러리 클린턴은 우리에게 알려줬다"며 "그것이 클린턴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유일한 점"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의 공격에 클린턴 캠프는 트럼프가 대통령 자질을 갖추지 못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유치한 모욕"이라고 반격했다.
클린턴 캠프는 트럼프(88명)보다 많은 95명의 퇴역 장성과 제독의 지지를 얻었다며 클린턴이 "세계를 무대로 펼친 외교적 성과와 안정된 리더십 덕분에 현직이 아닌 민주당원 가운데" 가장 큰 지지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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