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년 전 ‘최초의 복제양’ 화제
▶ 6년 만에 안타까운 죽음 맞이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20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발표가 있었다. 인간이 양 복제에 성공했다는 소식이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복제양의 이름은 돌리. 돌리는 암수의 교미가 아닌 인간의 손끝에서 탄생한 최초의 복제양이었다. 그러나 최초 복제양 돌리는 6년만에 안타깝게도 죽음을 맞이하고 말았다.
이후 세계 각국에서 마치 경쟁을 하듯 동물 복제에 대한 연구 열기가 순식간에 일었고 여러 성과도 있었다. 돌리의 죽음을 안타깝게 여긴 과학자들은 이후에도 끊임없이 복제양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왔다. 이후 돌리와 동일한 세포계를 통해 복제된 양들은 현재 정상 양들과 다름없이 건강하게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달 26일 과학학술지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에 소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돌리와 같은 세포 계열의 복제양 13마리가 모두 정상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실험을 통해 증명됐다. 케빈 싱클레어 영국 노팅험 대학 성장 생물학자는 “데이지, 다이애나, 데비, 데니스 등 4마리의 복제양 모두 아리땁고 건강한 여인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연구성과를 밝혔다. 돌리와 한 형제임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4마리 모두 D자 돌림의 이름이 지어졌고 함께 복제된 9마리의 양 역시 현재 별다른 이상 없이 건강한 상태다.
실험대상 복제양 13마리는 모두 약 6세에서 9세 사이로 인간의 나이로 환산하면 약 60세의 노년층에 접어들었다. 복제 양은 조기 노화한다는 설을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복제양들을 대상으로 심장질환, 제2형 당뇨, 퇴행성 관절염 등 노화와 함께 찾아오는 질병 발병 여부를 여러차례 확인했다. 진단을 통해 양들은 당뇨병과 관련된 당내성과 인슐린 저항성 등의 항목에서 정상 판정을 받았다. 혈압도 대부분 정상이었고 근육의 움직임도 일반 양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데비 등 일부 양이 퇴행성 관절염 증상을 보였지만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20년전 돌리의 탄생으로 인간이 동물복제를 해낼 수 있는 신기원이 열린 것으로 전세계가 믿었다. 그러나 6년만에 사망함으로써 오히려 복제동물은 조기 사망한다는 믿음이 퍼지면서 기대감 대신 회의감만 많아졌다. 돌리가 1살이 되던 해 이미 육체 노화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5살에 이르러서는 이른 퇴행성 관절염을 진단받게 됐다. 이듬해 컴퓨터 단층 촬영을 실시한 결과 이미 폐에서 종양이 자라고 있음이 발견됐다. 의료진들은 이미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로 판단해 돌리를 통증의 고통에서 해방시켜 준다는 이유로 돌리를 안락사시킨 바 있다.
이번 연구결과 발표로 ‘그렇다면 동물복제가 과연 안전한 수준에 이르렀나’라는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한 답변은 엇갈리고 있다. 복제양들이 노년층의 연령까지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것이 확인된 반면 복제동물의 배아 세포가 자연적인 방식이나 시험관 아이 방식의 비율만큼 생존율을 보여야 비로소 안전한 복제라고 할 수 있다는 과학자들의 지적도 있다. 과학계에서는 현재 앞으로 5~10년 내에 지금보다 더 효과적이고 안전한 복제방식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일보 - The New York Time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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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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