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자금 부채에 렌트는 너무 오르고 “취업했어도 부모님한테 얹혀 살아요”
USC 대학원을 졸업한 한인 임모씨는 학교를 졸업한 후 3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부모님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 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독립에 나섰지만 학자금 융자금과 천정부지로 오른 렌트비가 월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해 생활이 어려워지자 얼마못가 부모님 집으로 다시 들어간 것이다.
임씨는 “렌트비가 혼자서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올라갔다. 룸메이트를 구해 생활을 해보기도 했지만 그래도 부담이 커 결국에는 부모님 집으로 들어가게 됐다”며 “독립은 하고 싶지만 금전적 부담으로 인해 언제 독립할 수 있을지 까마득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한인 김모씨는 최근 취업난 속에 독립했다가 다시 집으로 들어온 자녀들로 인해 생활비 부담이 크다. 자녀들과 함께 거주하는 것은 좋으나 은퇴나이가 되어 집 규모를 줄이고 직장을 그만두고 싶어도 함께 사는 자녀들로 인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한 뒤에도 부모에 얹혀사는 이른바 ‘캥거루족’이 한인사회에서도 꾸준히 늘고 있다. 캥거루족이란 캥거루 새끼가 어미의 주머니에서 자라는 것을 빗댄 말로 성인이 돼서도 독립하지 않고 부모에 의존하는 청년층을 지칭하는 것으로 흔히 취업할 생각을 않고 직업교육도 받지 않는 이른바 청년층 백수를 뜻하는 ‘니트(NEET)족’이 아닌데도 여전히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청년층 취업난 가중되면서 한인사회뿐 아니라 전체 미국사회에서 갈수록 고착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여론조사연구 기관인 퓨리서치 센터의 조사 결과 지난 2014년 현재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 이후 태어난 세대)로 통칭하는 18∼34세 연령층의 미국 젊은이 중 32.1%가 부모의 집에서 사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결혼 또는 동거로 부모의 집에서 독립해 사는 같은 연령대 젊은이(31.6%)보다 많은 것으로 미국 가정에서 독립하지 않고 부모와 함께 사는 젊은이의 비율이 결혼 또는 동거로 새 가정을 꾸린 젊은이의 비율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언론들은 1880년부터 18∼34세 연령대의 혼인 여부를 따진 결과 136년만에 최초로 부모와 같이 산다는 답이 배우자와 함께 산다는 답보다 높았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또 부모와 함께 사는 젊은이는 1940년대 35% 이래 70년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이 치솟는 아파트 렌트비와 학자금 부채 등 지배적인 이유로 경제상황을 들었으며 미국 경기가 회복 중이나 젊은이들의 실업률과 실질 임금하락이 독립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라는 견해도 있다.
이외에도 지난해 8월 현재 미국 전체 임대료 중앙값은 해마다 6%씩 증가했는데 이런 이유로 미국 젊은이들의 결혼연령도 29.2세(남성), 27.1세(여성)로 늦춰졌다. 1956년 각각 22.5세, 20.1세였던 것에 비춰보면 7년가량 지연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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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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