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니티·메트로, 중소 한인은행 성장 비교 행장-이사 갈등, 무사안일 경영악화 분석
오렌지카운티(OC)에 기반을 둔 한인은행인 유니티 은행과 US메트로 은행이 LA의 다른 한인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극히 부진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은행은 특히 비슷한 시기에 출범했던 태평양, CBB, 오픈뱅크 등에 비해 턱없이 성장이 저조해 은행의 구조적인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본보가 남가주 한인 5개 중소형 한인은행의 자산규모를 출범 시점과 올 2분기로 나눠 분석한 결과, US 메트로 은행은 출범 10년이 지났음에도 자산 규모가 현재 1억5,315만1,000달러에 불과하고, 유니티 은행은 오픈한 지 15년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자산이 2억4,447만6,000달러에 머물고 있다. 이는 유니티 보다 늦게 출범한 태평양 은행의 11억1,611만달러, CBB의 8억2,549만3,000달러, 오픈뱅크의 6억7,326만7,000달러에 비해 많게는 약 8분의 1, 적게는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2월 감독당국의 행정제재를 벗어난 유니티 은행은 지난해까지 최근 2년간 14.2%와 22.4%의 자산 증가를 기록했지만 2007년 이후 5차례에 걸친 감소세 탓에 현재 자산이 전고점인 2006년 말의 2억4,050만달러 선을 막 초월해 이제 10년 전 수준을 회복했다. US메트로 은행의 경우 자본 잠식상태였으나 지난 2014년 새로운 투자가들이 영입되면서 지난해 감독국 제재를 겨우 벗어났다.
이같은 유니티, US메트로 은행의 경영부진과 저조한 성장은 1차적으로 지난 서브프라임 사태를 전후해 경영진 사퇴, 이사진 분열 등 두 은행이 감독국 제재상태에 들어가는 등 최악의 경영상태에 직면했던 원인이 있지만 유니티의 경우 LA에도 지점이 오픈돼 있는 것을 감안할 때 경영 부진과 이사진의 무관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한 한인 은행권 관계자들은 풀러튼, 부에나팍, 어바인 등을 중심으로 한 오렌지카운티 한인사회가 지난 수년 동안 높은 경제성장을 이어갔음에도 불구하고 OC에 본점을 둔 두 은행이 LA 지역 한인은행에 비해 성장이 부진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니티 은행은 그동안 임봉기 행장, 김선홍 행장 등이 경영 책임 보다는 이사진과의 갈등으로 줄줄이 사퇴해 경영의 어려움을 겪었으며 US메트로 은행은 지난 2012년 연방·주 감독당국으로부터 연이어 강도 높은 제재를 받는 등 존폐 위기까지 겪었다가 외부 투자자들의 증자 유치를 통해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했다.
해당 은행의 한 주주는 “초대형 한인은행이 생겨나는 마당에 제자리걸음만 하는 것 같아 답답하다”며 “투자금을 뺄 생각도 해봤지만 은행이 휘청거린다는 말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좀 더 과격한 표현도 시중에 떠돌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한인경제 발전에 기여하기 보다는 경영진과 이사회를 위한 직장이냐는 비아냥도 있다”고 전했다.
한인 은행권에서는 유니티와 US메트로 은행의 폐쇄적인 이사진 운영도 성장 정체에 한 몫을 했다고 지적한다. 유니티의 이사진·경영진 내부 지분 비율이 무려 70%를 넘고 US메트로도 40%선에 달하고 있다. 경쟁 은행들이 활발한 외부 투자자 영입과 증자를 성장의 기회로 활용한 반면 두 은행이 ‘이사진의 프라이빗 은행’이라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이에 대해 두 은행은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유니티 최운화 행장은 “유니티는 금융위기 이후 취해진 금융제재를 가장 늦게 벗어나 경기 회복에 따른 성장의 기회를 누리지 못했다”며 “위기 이후의 성장성과 전략을 봐야 할 것이고 유니티는 다른 은행들이 많이 하지 않는 새로운 분야에 투자하면서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6년 9월 설립을 금융위기 직전 ‘막차에 올랐다’고 비유한 US메트로 김동일 행장은 “잃어버린 5년 세월이라고 내부적으로 말하는데 재기하기 위해 새로운 이사진으로 꾸리고 새 출발을 했다”며 “올해 1개, 내년 2개의 지점 오픈과 증자 계획 등이 실현되면 3년 이내에 본격적인 성장세를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5대 중소형 한인은행 출범 이후 자산 성장세 비교 (단위: 1,000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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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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